내가 국선도를 다닌 것은 거의 10년이 되어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흰 띠이다. 특별히 불만은 없다. 조금 열심을 내다가 그만두고 다시 다니는 것을 여러 차례 반복했으니까... 계란띠를 따기는 했지만 잃어버렸고 별다른 아쉬움도 없다. 띠 색깔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 만큼은 좀 열심히 해서 깊이있는 수련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는 매우 강했다. 이제까지 한번 한다고 시작해서 못한 것이 없었는데 이상하게 국선도 만큼은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자존심도 상했고...
작년 3월부터 새롭게 시작하기로 하고 빠지지 않으려고 매일 발버둥을 쳤다. 행공 동작 하나 하나에 정성을 들이면서... 처음에는 재미도 없고 오기로 하기도 했지만 한달 두달 시간이 지나니 잘은 몰라도 동작의 의미가 느껴지고 재미가 생겼다. 그래서 집에서도 시간이 나면 혼자서 기체조를 하거나 입단행공 일식을 하기도 했다. 내 아내와 딸은 그런 내가 이상하다고 놀리곤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국선도를 새롭게 시작한지 벌써 1년 2개월이 지났다. 늘 하얀 띠를 매고 있는 나를 보고 다른 도반들이 놀리곤 한다. 아직도 흰 띠냐고... 내 마음은 지금도 변함없다. 띠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마음이 중요한 것이라고. 그래도 이제는 승단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뭔가 새로운 발전과 변화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아직도 기체조를 할 때마다 고관절이 풀어지지 않아 늘 부들부들 떨면서 동작을 취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깊은 호흡의 세계를 꿈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