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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명상 체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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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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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새벽 3시에 인도 뭄바이 공항에 도착한 우리를 처음 맞은 것은 그 시간에도 젖먹이 아이를 안고 구걸을 하고있는 아낙네와 거리에서 뒤섞여 자고있는 사람들과 소들의 모습이었다. 과연 이런데서 명상을 하면 잘될까 하는 우려와 달리 3시간 후 도착한 명상센터는 원시고목과 같은 나무들이 울창한 넓은 자연 속에 꽤나 깨끗하고 쾌적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어디를 가나 시끄럽고 지저분하며 도로와 건물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고 공식적인 인구는 10억명 이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은 길거리 인구까지 합하면 18억명으로 추정되는 인도. 그러나 눈에 잘 띄지않는 곳에 살고있는 수천만명의 중산층이상의 국민이 있고, 이들이 이용하는 호화호텔은 제주신라호텔을 능가하는 수준이기도 하며 이러한 빈부격차를 우리나라 정치인들처럼 민감하게 따지려 들지도 않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 또한 수학이나 경영학, IT 분야 등은 세계적 수준으로 발달하여 인도관련 펀드의 수익률을 수십%로 올려놓기도 한다.
인도명상체험 프로그램은 고도원의 아침편지 문화재단에서 충주인근의 7만평부지에 대규모 명상센터 인 ‘깊은산속 옹달샘’ 건립을 추진하면서 벤치마킹 겸 프로그램 개발의 일환으로 진행 되었다. 참여인원은 아침편지 회원 52명과 문화재단 스태프 5명, 현지 진행요원 2명 등 총 59명으로 구성되었다. 전체일정은 10박11일로 오쇼 라즈니쉬 명상센터에서 2박3일, 니케탄 명상센터에서 3박4일, 그리고 나머지는 이동과 약간의 관광으로 진행되었으며, 본 체험기에서는 명상센터 두 곳에서의 수련내용을 위주로 기술하고자 한다.
오쇼 라즈니쉬 명상센터(OSHO International Meditation Resort)는 인도의 경제중심도시인 뭄바이(구.봄베이)에서 버스로 3시간가량 떨어진 푸네라는 도시에 위치한다. 3~4만평은 되어보이는 부지에 고목들과 어우러져 지어진 고급스런 건물들과 보라색의 수련복을 입고 천천히 걸어 다니는 입소자들의 모습은 나름대로 명상센터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각자의 얼굴사진을 찍고 혈액으로 AIDS 검사까지 하는 등록절차를 마치고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에서는 매일 시간대와 장소별로 짜여져 있는 10여 가지의 명상프로그램중 주요한 몇 가지 명상법에 대한 연습이 진행되었다. 우선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전세계로부터 참가한 입소자들이 모두 함께 신나게 춤을 추게 했다. 그리고 코메디 프로그램처럼 각 나라 사람들을 나오게 해서 자기나라 사람들의 특성을 소개하게 하고…. 예외 없이 붉은악마의 “대한민국 짝짝짝 짝 짝…”이 연출되었다. 그러다가 또 펄쩍 펄쩍 뛰게 하고, 그렇게 정신없이 뛰다가는 그대로 멈추어 서거나 앉아서 명상을 하고…. 마음을 내려놓고, 버리게 하기위해 춤을 추거나 펄쩍 펄쩍 뛰게 한단다. 저녁부터는 본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오쇼 명상센터에서 가장 중요시되어, 옷도 낮에 입는 보라색 옷을 하얀색 옷으로 갈아입어야 되는 저녁명상(Evening Meeting)은 천명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피라미드 모양의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되었다. 5~6백명 정도의 각국 사람들이 참석했는데, 역시 무대에 자리한 작은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것으로 시작했다. 춤을 추다가 가끔 손을 치켜들고 ‘오쇼! 오쇼!’를 연호하고, 뭐라고 크게 소리도 지르고…. 영락없는 사이비 종교집단의 광란의 기도회였다. 그러다가 조용히 앉아서 명상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첫날은 머리만 뒤숭숭하고 잘 적응하지 못한 채 그렇게 보냈다. 다음날 새벽 6시부터 시작된 다이나믹 명상(OSHO Dynamic Meditation) 프로그램부터는, 그래도 다 효과가 있으니까 하겠지 하고 생각하며 시키는 대로 적극적으로 따라 해 보았다. 코로 거칠게 호흡하다가 소리도 지르고, 양팔을 들고 점프를 반복 하다가는 춤도 추고 그러다가 좌선으로 이어지는, 역시 버리고, 내려놓고 나서 조용히 나를 바라보는 방식이다. 한가지 더 특이한 명상법은 좌선하고 앉아서 30분간 허밍을 하다가 침묵명상으로 이어지는 소리명상(OSHO Nadabrama Meditation)으로 텅 빈 몸통을 진동시키는 소리를 내고 들으라 하고있다. 그래도 첫날보다는 마음이 가라앉고, 깊은 호흡에 의한 깊은 명상은 못되어도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여러가지 생활을 명상에 접목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로 프로그램당 1시간정도 소요되는데 좌선과 걷기명상으로 구성된 비파사나 명상(Vipassana Meditation)이나, 침묵 명상(Silent Sitting Meditation) 등의 비교적 우리에게 친근한 명상법 들도 다수 진행되었다.
니케탄 명상센터(Niketan Ashram)는 푸네에서 인도 수도인 뉴델리까지 비행기로 2시간, 그리고 뉴델리에서 버스로 8시간정도 떨어진, 히말라야 자락에 위치한 리쉬케쉬의 갠지스강가에 자리하고있는 아쉬람(도량)으로 요가 센터와 흰두교 사원들이 밀집된 곳이었다. 종일 곳곳에서 수행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고, 여름에는 히말라야 중턱에서 수행하던 도인들이 겨울에 내려와서 기거하며 수행하는 곳이란다. 명상센터 앞의 갠지스강가에는 이러한 도인(혹은 스승, GURU)들과 걸인들, 그리고 소들과 개들이 함께 어울려 어슬렁거리며 명상을 하고 있었다. 니케탄 명상센터에서는 요가와 춤 명상 그리고 각자의 염원을 종이에 적어 꽃바구니에 넣고 불을 붙여 갠지스 강에 띄워보내는 뿌자체험 등이 진행되었다. 요가동작은 국선도의 준비, 정리운동과 행공동작 들과 비슷한 것이 많아 특이한 것은 없었고, 단지 만트라(Mantras)라고 하는 경전과도 같은 것을 단전의 에너지로 몸을 울려내도록 소리내어 읽음으로써 소리로써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는 일종의 소리 명상을 체험 하기도 했다. 춤 명상(Hara Dance Meditation)은 인도에서 무용치료학을 전공하면서 오쇼 명상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있는 조수희님의 지도로 진행되었다. 내용은 오쇼 명상센터의 흐름을 이어받아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추어 서서 명상을 하고, 걷거나 뛰다가 멈추어 명상하기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춤을 추는 동작이 단전을 중심으로 기의 흐름에 따라 이루어 지도록 한다는 것이 우리의 명상과 일맥 상통한다고도 볼 수 있었다.
처음에 인도 명상체험 여행을 떠날 때는 인도에 가서 수련을 하고자 했다. 여기서 안 되는 수련이 인도에 가면 좀 잘되지 않을까 하고…. 그런 기대는 첫날부터 깨졌고, 대신 여러가지 체험을 통해서 명상이라는 것이 참 다양한 방식으로 일상생활에서도 이루어 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었다. 또한 여행 참가자들이 국선도를 비롯한 요가, 단월드, 석문호흡, 빛과소리 명상 등의 수련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양한 경험을 나누는 좋은 계기도 되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국선도가 우리에겐 가장 수련하기 편안하고 좋은 수련법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 큰 소득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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