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며.. 수련에 임하며...
김소연
628
전 개인적으로 국선도 백두대간 행사로 간 산행 중 요번 산행이 제일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장대 비가 사흘이나 내린 다음 날이라 날씨가 정말 상쾌했지요. 산에 들어선 순간 " 아! 너무 좋다 "란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산에 오르기 전 숲 속의 작은 빈 터에서 물소리 새소리, 바람 소리를 들으며, 또한 나뭇잎 사이로 투명하게 비추는 햇살을 얼굴에 받으며, 그야말로 순도 100%의 자연 속에서 말 그대로 자연과 하나가 되어 준비운동, 입단 행공을 했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합니다.
아니, 요즘 수련할 때 마다 그 순간을 되새깁니다.
예전에 언젠가 수련 후 차마시는 시간에 화제가 도장 인테리어에 대한 얘기로 흘렀을 때, 정택수 도반님께서, 스위치를 누르면 산 속에 들어온 듯한 가상현실세계를 연출하는 최첨단 시설에 대해 얘기 한 적이 있었는 데, 그렇게까지 할 것도 없지요.
눈 감고 숲 속을 떠올리면 될 것을....

재미있는 얘기가 떠오르는군요. 우주개발에 대해 소련에 열등감을 갖고 있던 미국이 무중력 상태에서 쓸 수 있는 볼펜을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개발해서 소련 우주비행사에게 자랑을 했더랍니다. 그러자 소련 우주비행사 말이 " 그런 볼펜을 개발할 필요가 어딨니? 연필로 쓰면 될 것을...." 했다는군요.

이렇게 행복한 준비운동이 끝나고 도장에서라면, 행공에 들어갈 시간,
그 때 원장님께서 한 말씀하셨습니다.
" 오늘 산행은 산에 오른다고 생각지 마시고, 입산한다는 생각으로 마치 행공하듯이 올라 산과 하나가 되어 보십시오."
예, 산에 오르는 것과 수련에 임하는 것은 같은 점이 많습니다.제가 전에 국선도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보았던 산과 수련에 대한 좋은 글이 생각이 나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실 이글을 여러 도반님들과 나누고 싶어서 서두에 두서없는 많은 말을 했습니다.

-------------------------

산을 오르며... ( 퍼온 글 )

산을 오르기 전에 공연한 자신감으로 들뜨지 않고
오르막길에서 가파른 숨 몰아쉬다 주저앉지 않고
내리막길에서 자만의 잰 걸음으로 달려가지 않고
평탄한 길에서 게으르지 않게 하소서.

잠시 무거운 다리를 그루터기에 걸치고 쉴 때 마다 계획하고
고갯마루에 올라서서는 걸어 온 길 뒤돌아보며

두 갈래 길 중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 모를 때도
당황하지 않고 나뭇가지 하나도 세심히 살펴 길 찾아 가게 하소서

늘 같은 보폭으로 걷고 언제나 여유 잃지 않으며
등에 진 짐 무거우나 땀 흘리는 일 기쁨으로 받아들여
정상에 오르는 일에만 매여 있지 않고
우리가 오를 봉우리도 많은 봉우리 중의 하나임을 알게 하소서

가장 높이 올라설수록
가장 외로운 바람과 만나게 되면
올라온 곳에서는 반드시 내려와야 함을
겸손하게 받아들여
산 내려와서도 산을 하찮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


수련에 임하며...

수련에 임하여 자만심으로 들뜨지 아니하며
행공이 어렵다하여 포기하지 아니하며
그저 쉬이 앉아서만 수련하려 들지 아니하며
수련을 처음 시작한 그 마음을 변치 않게 하소서

하루 하루 100일 정성으로 정직하게 밟아 올라가서
한단계 위에 올라 뒤돌아 보며 자신을 반성하고
수련에 장애가 되는 모든 세상만사에 당황하지 말고
진흙 속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연꽃을 보고 깨달음을 얻게하소서

늘 하루처럼 최선을 다하여서 수련을 하나, 얼굴엔 미소 잃지 아니하며
나로 인하여 퍼져나가는 밝음을 기쁨과 감사함으로 받아들이며
오로지 기운만 쌓으려고 욕심 부리지 아니하는
우주의 기운이 나를 통해 멀리 퍼져나가는 것을 알게 하소서

위로 올라갈수록 더욱 낮아지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며
스스로 낮아짐을 나타내지 아니 하도록 참 겸손을 배우도록 하여 주소소.

-----------------------------
산에 오르는 것과 수련하는 마음가짐을 잘 빗댄 좋은 글이지요?

산의 정상을 향해 오를 때, 우리가 많은 자연경관 (외적 경관)과 만나며 교감하는 것처럼, 수련에 임하여 단전자리를 찾아갈 때 우리는 자기의 많은 ( 내면적 경관 )과 만납니다. 그 내면적 경관은 우리의 마음과 정신세계가 지니는 형태와 빛깔이겠지요. 오늘 아침 수련에서 만난 나의 마음의 경관은 참 어수선하고 산만했습니다. 내일 아침 수련에선 속리산을 오르던 때의 마음가짐으로, 자꾸 곁길로 빠질려는 생각들을 단전자리에 잘 붙들어 매어 문장대에서 올라왔던 산을 내려다보며 느꼈던 호연지기를 단전자리 깊숙이서 느껴보기를 기대해 봅니다.
list
김소연 2005-08-23 05:37:52
.이번 산행이 좋았던 또 한가지 이유
산행 떠나기전 종합선물세트(?)를 한 아름 받고,
또 산행이 끝난 후에는 초정리 광천수 물에 사우나하고
저녁 식사로 오리고기에 구기자로 빚은 약주까지!
(그밖에 또 좋았던 이유가 많은 데 여러 도반님께서 한가지씩 얘기 해주시면 어떨까요? 원장님께 먼저 바톤을 넘깁니다.)
준비해 주신 회장단 여러분, 수사님,
그리고 도와주신 이 연규 사범님과 김 관두
도반님께 감사드립니다.
원장 2005-08-23 14:19:31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 격려하며 따뜻함을 나누는 모습이
아름답고 좋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