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us Pose , 연꽃 자세, 결가부좌
김 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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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수련 시간 후 차 마시며 했던 얘기였는데 재미 있었나봐요. 자꾸 질문이 올라오네요. 여러 도반님들과도 함께 나누면 좋을 것 같아서 요번엔 말이 아닌 글로 올립니다. 그 때 말로는 차마 못했던 유치한(?) 이야기도 보태서요.
결가부좌에 관한 얘기예요. 여러분들은 지금 결가부좌 자세가 되나요? 처음부터 되셨는지요? 아니면 수련 한 지 얼마 만에 되셨어요?
저의 결가부좌에 관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려고요.
제가 국선도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되었을 때 인도를 여행하게 되었어요. 아시다시피 인도는 요가의 나라지요. 인도 국내 비행기 안의 기내 잡지에서 요가의 동작을 소개한 그림을 보게 되었는데 결가부좌 자세 아래 " Lotus Pose" 란 단어가 눈에 크게 들어왔어요. ' 아니, 연꽃 자세? 그렇게 예쁜 표현이라니! 이건 아예 < 나의 자세 > 쟎아 ' 하고요. 제 이름이 소연이쟎아요. 그런데 한자로는 흴 '素'에 연꽃 '蓮' 자로' 하얀 연꽃' 또는 '소박한 연꽃'이라는 뜻이거든요. 정확하게 읽으면 ' 소련 '으로 읽어야 되죠. 전 성당에 다니는데, 예전에 여행 길에 들렀던 절의 스님께서 불교식 이름이라고 하시면서 호로 써도 좋겠다라시더라고요. 잠시 딴 소리였구요.
아무튼 Lotus Pose, 연꽃 자세라는 말을 보고서는 결가부좌 자세에 대한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아닌게 아니라,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편안하게 결가부좌자세로 앉아서 수련하는 도반님의 모습은 지저분한 물 위에 호젓이 맑은 얼굴을 내밀고 있는 한 송이 연꽃처럼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 얼굴에도 절로 미소를 번지게 하죠.
그래서 안되는 다리를 억지로 올려 놓으면서 연습을 했죠. 아시다시피 억지로는 안되는 동작이지요. 그래서 포기하고 뒤로 미루어 뒀죠. 기다리기로.
그 후 한 4개월 쯤 지난 어느 날, 호흡과 함께 몸이 유연하다고 느껴져서,중기단편 전편 행공 중 마지막 동작, 즉 동심법의 동법 때 한 번 발을 올려 봤어요. 그런데 아주 편안하게 결가부좌 자세가 되는 거예요. 얼굴에서 미소가 저절로 피어나더라고요. 정말 한 송이 연꽃이 된 것 같았죠. 신선이 된 것도 같고.
그 다음 날 행공 중 중기단편 중간 쯤인 해심법에서 다시 가부좌를 하려는데 안 되는 거예요. 다시 정성들여 행공을 하고나서 마지막 동심법에 와서야 가부좌가 편안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 다음부턴 중기단편의 행공이 제겐 마치 " Lotus Pose" 를 취하기 위한 준비동작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행공이 잘 된 날은 예쁜 연꽃, 편안한 결가부좌 자세가 되거든요.
얘기가 여기까지 였으면 참 좋았을 텐데.....
그 뒤에 탈이 났어요. 왼쪽 무릎이 아프기 시작한거죠. 동심법의 동법 때 뿐 아니라 보통 때도 억지로 결가부좌 자세를 했던 게 무리였던 것 같아요. 청산선사님의 구령에서 ' 남이 한다고 다 따라 하지 마시고 몸에서 되는 만큼만 하세요.' 를 그렇게 매일 듣건만....
그래서 다시 시작하는 요즘엔 동작에 욕심을 내지 않아요. 동작보다는 호흡이 우선이고 호흡보다는 의념이 더 중요하다는 도종사님의 말씀을 마음 깊이 깨닫고 있거든요. 의념 집중이 잘 되면 호흡이 되고 호흡이 될 때 몸이 풀어져서 동작이 절로 된다는 사실을 말예요.
그래서 요즘은 Lotus Pose 를 취하는 대신, 행공을 하며 흙탕물처럼 탁해진 마음을 고요히 단전 자리에 가라앉혀서 가라앉은 굳은 진흙 위에 마음의 연꽃을 피우는 수련을 하고 있답니다.

Lotus Pose 혹은 Lotus Position :
연꽃 자세, '명상 중이나 요가 중에 하는 결가부좌 자세 '
list
송병석 2003-12-06 16:10:26
도반님들 오늘도 연꽃을 피우셨는지요.
권지태 2003-12-19 17:49:27
LOTUS POSE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 감사합니다.
저는 SHORT 다리라 그런지, 고관절이 너무 굳어서 그런지 아직 그 대망의 LOTUS POSE가 잘 되지 않습니다.
수련을 계속하다보면 언젠가는 되겠지요.
그 때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