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나무가 오늘 시간을 내어 주었습니다
매화나무는 오후 내내 그늘을 짙게 풀어 놓았습니다
매화나무 그늘 속으로 산들바람 들앉혀 놓고
청설모는 매화나무에서 종일 오르락 내리락
얘기 부스러기를 물어 날랐습니다
매화나무 그늘이 옅어 졌어야 풋매실 한줌
쥐어주며 돌려 보내 주었습니다
자정이 넘었으니 벌써 어제 일이군요.
윤 순남 도반님, 전에 같이 수련했던 김 학일 도반님과 중앙공원
매화나무 밑에서 도시락 풀어 놓고 느긋한 오후를 즐겼거던요.
겁없는 청설모에게,
기웃거리는 비둘기에게 과자를 다 빼앗겼지만
우리를 경계하지 않아 오히려 고맙기만 했어요.
비슷비슷 반복되는 일상,
한번씩 이벤트화 시켜 즐겨보심도 좋겠지요.
매화나무가 시간 내어줄 때,
매화나무 그늘 속으로 들어가셔서
풋매실같이 풋풋한 시간 가져보셔도 좋겠지요.
세 사람이 손 닿는 곳에서 딴 한줌 청매실은
윤 순남 도반님 마이다스 손에서 진한 매실 엑기스로 변할겁니다.
향기로운 매실차 생각에 벌써 행복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