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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오가피 농장을 다녀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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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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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미안합니다.
김 소연 도반님께서 넘기신 릴레이 바톤을 받아들고 너무 뜸을 들이게 된 것, 너무 미안합니다. 오늘 밤 이 글을 쓰려 헤아려보니 벌써 일주일이 지나 있어 미안해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강의등 일상의 일도 이유지만, 이번 기회에 오가피를 좀 더 잘 알기 위한 자료를 얻고 난 후 이 글을 쓰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날 오가피 숲을 황사범님 곁에서 걸으며 이야기를 나눌 때 머리를 스친 책이 있었습니다. 윤구병 교수의 < 잡초는 없다 >, 이 책을 황 사범님 오가피숲과 나란히 견주어 보고 싶었죠. 인터넷 정보를 통해 종로 5가 어느 서점에서 구했습니다.
또 한 가지는 10월 8일 (금) 자, 조선일보를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오가피 나무에 대한 것은 제가 지금 복용하고 있는 < 국선도 -하늘이 내린 생명나무- 가시오가피 >에 곁들인 책자 안에 소개되어 있기에 달리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황사범님께서 산 농장의 대문을 여시자 눈 앞에 한 가닥 오솔길이 정다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들꽃, 쑥, 산버섯... 들이 오손도손 앉아 있는 가을 산길을 따라 얕으막한 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황사범님께선 눈에 띄는 여러 산의 나무와 들열매등에 대해 이런 저런 말씀을 들려 주시며 농장을 안내하셨습니다.
황사범님의 남다른 꿈을 펼친 오가피 숲은 그 규모가 약 30여만평의 산야로, 현재 이 중 약 15만평에 오가피가 심겨져 있다고 하였습니다.
" 오가피는 원래 이런 야산에서 사는 식물입니다. 그런 것을 요즘은 다량 재배 하기 위해 밭을 일구어 여러 화학비료를 주며 키우지요. 여기 이 오가피 나무는 2년을 자랐어도 키가 이런데, 여늬 재배 농장에서는 다량 생산만을 의식한 재배이기 때문에 여기 같은 나무의 서 너 배 쯤 키가 큽니다. 참 큰 일지이요. 땅이 막 썩어가는데 전혀 무신경합니다. 땅은 한 번 오염되면 원래 모습으로 회복 되기란 매우 매우 어렵습니다. 여기서는 우(牛)분과 돈분을 발효시켜 주고 있어요."
황사범님의 이 말씀을 들으면서 윤구병 교수 (충북대학교에서 철학교수를 하다가 쉰 고개를 넘어 선 때 변산 만 일대를 일구며 농촌 살리기, 자연 살리기 운동을 몸소 하는 농삿꾼으로 변신한 분. 그의 저서는 재생지로 인쇄되고 있음.) 도 같은 염려를 하셨던 것을 상기했습니다.
" 이 대로 우리 인류가 살아 나가다간 앞 날이 빤 합니다. 우리 인류는 지금 파멸을 향해 행진 하고 있는 셈이지요. 우리 어른들은 그동안 잘 살았지만 지금 어린 아이들이 참 안됐어요."
이 분이 서울 집을 두고 바쁘게 여길 오가며 이런 자연 사업을 벌이신 높은 뜻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현대인의 삶의 방식, 자연 훼손, 지구 자원 고갈을 염려하면서 여기 오가피 농장을 일구고 계시는 것입니다.
" 그리구요, 오가피도 이런 야산에서 자연의 법을 좇아 자란 것이라야 오가피 본래의 약효가 살아있습니다."
지난 10월 8일자 조선일보 <주말 매거진>에 실렸던 기사에서도 마찬가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자생력을 지닌 -거친 음식-이래야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생리 활성 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우리 몸을 튼튼하게 한다고, 농사꾼 이원종 교수 (강릉대 식품학과 교수로 15년 동안 강릉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슴.)도 말하고 있습니다. 거친음식이란 온실 속 화초처럼 화학 비료의 보호를 받으며 유약하게 길러진 게 아니라, 오염되지 않은 자연 환경에서 제 스스로 자라난 식품을 말합니다.
황사범님께 " 오가피의 어느 면이 우리 몸에 그리 좋은가요? " 여쭸을 때, "오가피는 인삼과에 속합니다. 그래서 일명 천삼 (天蔘)이라는 별명이 있지요. 연구 결과 (국내에서도 연구 중 )인삼이 갖고 있지 않은 성분도 오가피에는 많다고 밝혀졌으며, 동의보감에도 이미 오가피의 우수성이 나와 있습니다. 오가피는 한 마디로 온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데 빼어 난 것으로 증명되고 있습니다.꾸준히 장복하는 동안 몸이 차츰 나아지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이번 봄 철 산의 풀베기를 하는 데 약 90명이 버스로 왔고 (1년에 3번 풀베기를 함) 연 간 약 1억원이 소요된다고 하셨습니다. 제초제를 쓰지 않는 노력을 엿 볼 수 있어 존경스러웠습니다.
오가피 설명을 듣고 산을 내려 올 때 고로쇠나무, 박달나무, 자작나무..., 또 벌통이 놓인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람쥐도, 벌도 있었구요. 황사범님의 깊은 자연주의 사상과 그 실천에 감명을 받고 산을 내려 오는 데 저 아래 토종닭, 칠면조, 토종 풍산개들의 모습이 보여 정겨웠습니다.
"산엔 식물과 함께 오소리 , 멧돼지, 노루, 토끼...새 등 다양한 종이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합니다. 이게 생태계의 순환원리지요. 이 순환의 고리를 끊으면 지구가 제대로 살아 남지 못하지요." 하시며 그동안 모아 놓은 달갈을 주시는 황사범님.
" 국선도와 어떻게 언제 만나셨나요?" 하고 여쭙자, " 글쎄요, 햇 수는 얼마 안됩니다만, 도종사님이랑 훌륭하신 사범님들이랑 가까이 만나 뵙게 된 인연이 뜻 깊은 것이지요." 하셨습니다.
오가피를 국선도의 번영을 위해 바치시는 그 분의 국선도에 대한 애정이 우리들의 가슴에도 은은히 번져 오는 것을, 이 아름다운 가을의 여정에서 깊이 느끼며 차에 올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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