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오늘 행복하셨습니까 |
 |
류동훈 |
 |
636 |
언제부터인가 국선도 수련후 끝마칠 때 하는 인사가 “ 행복하셨습니까?”로 바뀌었다.
여러분 행복하십니까?하고 물으면 어떤날은 대답소리가 작다.
요즈음 같이 답답한 국내 상황을 겪으면서 행복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수련을 마치고 나면 그래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이런때 사람들에게 위로줄수있는 말, 희망을 줄수 있는말이 무엇이 있을까?
“어두운밤이 지나면 새벽이 오게 되어 있으니 힘내라”는 말일까요., “다시 경기가 좋아지겠지요...조금만 참읍시다”.라는말로 위로가 될까요?
“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 라고 TV에서 캔디노래와 함께 광고가 나오는 것을 몇일전 본적이 있다.
사는 것이 힘들어 울고 싶어도 억지로 참는 남편의 지치고 슬픈 모습과 옆에서 위로하는 여자 탈랜트I(아내)의 모습에서 차라리 울어버리는 남편의 모습을 보는것보다 더 슬픔을 느낀다.
요즈음 서민 경제가 어렵다고들 하고 있는데 그장면이 마치 그러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더욱 아프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이 경제뿐은 아니겠지만...........
어떤날은 이일 저일 하루가 어떻게 지나 가는지 모르게 바쁜날이 있다.
이런날 일을 끝내고 조용히 하루를 돌이켜보면 뿌듯하고 즐거울때도 있지만 , 사는 것이 허탈한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다.
누가 한두마디로 위로한다고 해결되지 않는 슬픔.
그래서 내가 하루를 정리하고 마음을 정리하기 위하여 빠트리지 않고 가려고 노력하는곳이 국선도 수련장.
하루동안의 복잡한 마음을 차분히 정리하고 속세에서의 마음을 가라 않힐수가 있어 좋기 때문이다.
마지막시간 국선도 수련을 마치고 이생각 저생각하면서 집에 들어가면 꽤나 늦은 밤이다.
평소 마음수양을 한다고 시간이 나면 조용히 명상하면서 생활의 중심을 잃지 않고 세상을 산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어떤날에는 무엇인지 모를 외로움과 허전함, 어떠한 간절함이 나의 가슴속에 남아 나를 슬프게 한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집에 들어가면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이 있어 별로 부족함도 없는것같고 남들이 보기에는 늘 행복할 것 같지만 그래도 무엇인지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다.
마음의 평화, 행복, 그리고 자유 !
가끔씩 반복되는 현재의 생활에서 벗어나 외로움과 허전함을 풀어줄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새로운 일을 만들어야만 할것같다.
몸이 지치고 피곤한날에는 그냥 잠들어 편안히 쉬면 되련만 마음이 아파올때는 집에 와도 잠이 오지를 않는다.
어느 친구의 이야기같이 이러한 날에는 술이 최고라지만.......
무슨 일에든 미치도록 내몸을 완전히 녹 다운 시켜야 쉽게 잠을 이룰수가 있을 것 같다
캄캄한 야밤 간단히 운동복차림으로 집을 나와 주변에 있는 학교운동장으로 발을 옮겨 아무도 없는 운동장을 아무 생각없이 계속 걷는다. 내가 사는 이곳은 인적이 없고 공기도 좋아 걸으면서 명상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둥근 운동장을 걷고 있으면 끝이 없어, 멈추지않고 계속 걸을수 있고 깊은 야밤이라 아무에게도 방해를 받지않아 생각과 마음이 자유롭다. 처음에는 10바퀴만 돌다가 들어가자고 생각하지만 생각에 몰두하여 걷다보면 몇바퀴를 돌았는지 잊어버리고 그냥 몸이 지칠때까지 걷는다.
이렇게 걷다보면 나는 내안의 또다른 나를 만나 대화를 시작한다.
수련장에서의 답답함도 없고 나름대로 자유롭게 명상 시간을 가질수 있어 좋다.
틱 낫한이 이야기하는 걷기명상의 진미가 이런것인가 보다.
생각이 끊어지지 않을때는 집에 들어가도 잠이 오지 않을것같아 마음을 바꿔 내가 지쳐서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때까지 그냥 계속 걷는다.
그러면 우주(자연)와의 대화는 계속되고 어느듯 걷다 지쳐서 집에 들어가면 새벽1~2시 정도가 되고 집에 돌아오면 너무 피곤하여 손과 발만 씻고 그냥 잠이든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늦잠으로 정신없이 일어나 하루를 다시 시작하고 이렇게 바쁘게 몇일 지내다 보면 다시 안정된 마음으로 돌아오지만 주기적으로 이러한 허전함은 반복된다. 대부분 사람들은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마음의 평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마음의 평화는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에서 시작되고 이러한 마음이 점점 확대되어 이곳에서 수련하는 다른 도반님들의 건강과 행복도 이루어 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길 때 수련도 쉽게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화엄경에 일체유심조라는 말이 있다.
“일체 유심조”하면 원효대사의 일화로 유명하여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로 “ 모든것이 다 마음이 만들어낸 조화로 마음먹기 나름 ”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지만
스스로 자기마음을 다스릴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나의 마음을 자유롭게 할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나 이외에는 아무도 없기 때문에
인생은 혼자서 극복하고 걸어가야할 길
그래서 우리는 대중속에 있어도 외롭고 고독함을 느끼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여기에 때때로 외로울 때 내 마음을 말해주는 것같은 류시화 시인의 시가 있습니다.
제목1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제목2 : 길 위에서의 생각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는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간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 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
오늘도 국선도를 하는 도반님들은 무슨생각을 하면서 행공을 하고 있을까?
마음하나 바꿔 먹으면 모든 것이 평화롭고 행복할수 있다는데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고 내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 그 마음을 잡아보려고 애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도의 어느 사람이 평소 존경하고 있는 간디를 만나 이렇게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행복하고 마음이 편안할수 있습니까? 하고 물어보면서 간단히 말해달라고 하자
” 포기하라 그리고 그냥 즐겨라” 라고 했다고 합니다.
포기하라는 것이 무엇을 포기하라는 말일까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 탐, 진, 치 “ 욕심과 집착, 분노, 어리석은 온갓 욕망들을 포기하고 마음을 비우고 너에게 주어진 오늘을 그냥 즐겨라라는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영화 죽은시인의 사회에서 키딩선생이 오로지 자식의 성공을 위하여 공부에만 집착하게 만든 현실을 보고 제자들에게 진정한 인생의 목적을 가르쳐 주고싶어 “ carpe diem " 을 외치다가 학교와 학부모로부터 심한 저항을 받게 되지만 그래도 진실된 사랑으로 자기의 생각을 가르치고 있는 키딩 선생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해봅니다.
지나간 어제의 일을 돌아보고 후회하거나, 돌아오지 않은 미래를 미리 걱정하지 말고 우리가 지금 내 마음대로 할수 있는 오늘 이시간, 바로 지금의 순간, 현재를 즐겨라 이말이겠죠.
사랑하는 도반님들 수련장에 나오시면 모든 생각 다 잊으시고 감사하고 행복한 생각만 하시고 그냥 편안히 행공을 즐기실 때, 그러한날에는 마음이 훨씬 더 행복하고 평화롭지 않습니까.
그러한 마음으로 행공을 하실 때는 그모습도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어느분은 수련장에서의 표정이 너무 근엄하고 무거워 옆에서 말 붙이기가 어려운 분들도 계시던데 그러면 수련이 잘 안된답니다.
서로 만나면 그냥 반갑게 웃어 주시고요. 그러다 보면 실제로 마음이 열려 수련이 즐겁고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지난번 승단식때 경락과 국선도에 대한 권선영원장의 초청강연시 강사가 즐거운생각, 행복한 생각을 갖어야 경락이 열리고 엔돌핀이 나온다고 하던데.........
오늘도 내일도 행복하십시오.
수련이 끝나고 행복하셨습니까? 하고 물었을 때 “ 행복했습니다.” 라고 말 할수 있도록 말입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