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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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과 함께 시작된 지리한 장마, 어떻게들 보내시는지요?
장마로 인해 자칫 무거워진 기운을
산뜻하게 걷어 내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해인님의 시를 소개합니다.

-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는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렐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테지요.

7월의 편지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며칠 전에 읽었던 법정 스님 글에 의하면 꽃의 향기는 맡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라네요.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聞香 이라는 표현을 썼대요. 참 운치있는 표현이지요?
아마도 그 경지가 되면, 애써 숨 쉬지 않아도
단전에서 호흡이 절로 될테지요.
꽃의 향기를 들을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은 것도 욕심일까요?
그래요, 제가 국선도를 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단전호흡을 징검다리 삼아 법정스님이나, 이해인 수녀님처럼 자연과 교감하며 살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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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옥 2004-07-19 14: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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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옥 2004-07-19 14:31:06
.그대의 아름다운 성품은
그 이상의 것도 얻을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