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처럼 부천 역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역 플랫폼에 들어서자 가득한 인파가 나를 질리게 한다.
구로역과 개봉역 사이에 문제가 발생하여 직행열차가
운행되지 않는다는 안내 방송은 반복되고..
잠시후 열차가 도착하자 아비규환이다. 탈 엄두가 나지
않아 뒤로 물러났다. 다음열차도 지옥철인건 마찬가지..
어떻게 하나.. 학습관에 세워둔 차를 가져갈까
그래도 길이 막혀 제시간에 출근하지 못할 것 같다.
시간은 흐르고.. 군중 물결레 휩쓸려 열차 속으로 밀려
들어갔다.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비명소리.. 아내가
정성스레 다림질 해준 옷은 사정없이 구겨지고 만다.
열차가 움직이자 가녀린 내 몸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찌그러져 일렁인다. 역곡, 오류동, 개봉... 지친 목소리의
차내 방송..열차가 정지할 때마다 아수라장이다.
천천히 눈을 감았다.
평화롭고 한적한 시골 풍경이 떠오른다.
내고향 경북 청도.감나무로 뒤덥힌 자그마한 마을 ..
해마다 봄이면 뒷동산에 가득 피던 참꽃 진달래
약수 폭포 맑은 물에 발가벗고 멱 감던 계곡 용두골
소싸움 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기뻐서 달려갔던 산시공굴
학교뒤 한가로운 들판에서 지저귀던 종달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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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이십여년이 되었죠. 제가 학교를 인천으로 다녔기
때문에 그당시 1호선이 어떠했는지 잘 앎니다. 말 그대로
지옥철 이었죠.ㅎㅎ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한 4년
전인가 인터넷에서 얻었는데요. 제 마음에 많이 와 닿았
더랬습니다. 이 시를 올려준 사람은 그때 밑에다 이렇게
썼더군요. ( 벌써 똑같은 길로 회사를 다닌지가 6년이
가까워 집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왔다갔다 한 세월을
생각하니 그동안 뭘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