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련 후 걸레질들 열심히 하셨겠죠? 어떤 폼으로 하셨나요?
다른 도장에 다니시다가 저희 도장에 오신 분 들께서 말씀하시기를 우리 도장의 가장 인상적인 것중의 하나가 수련 후에 다같이 걸레질 하는 모습이라더라고요.
제가 국선도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되었을 때, 성만 교수님께서 탈의실에서 도복을 갈아입고 나가시다 마시고, " 잠깐만, 저것 좀 봐! 너무 아름답지? " 하시며 저를 부르시길래 뭔가 했더니 걸레질 하는 모습을 보고 하시는 말씀이였어요. ( 오전 6시 30분 수련은 5시 수련에 연이어 있기 때문에 걸레질 하는풍경을 관객이 되어서 감상(?) 할 기회가 있죠.) 덧붙여서 말씀하시기를 " 우리는 꼭 무대 뒤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배우 같지? " 하면 소녀처럼 웃으시는 거예요.
아 닌게 아니라 수련 후 도반님들이 다같이 걸레질 하는 모습은 그 자체가 무슨 퍼포먼스 작품 처럼 아름답습니다.
게다가 수련을 갓 끝냈을 때의 모습이니 갓 목욕을 시켜 놓은 아기처럼 이제 막 마음의 목욕을 한 후라 입꼬리는 올라가고 얼굴도 다 환해져 있으니 어떻게 아름답지 않겠어요.
그런데 걸레질 하는 모습도 모두 제각각입니다. 무릎을 꿇고 박박 문지르시는 도반님, 한 손으로 슬슬 여유롭게 문지르시는 도반님, 머리카락 찾아 걸레로 찍으시는 도반님, 저처럼 행여 무릎이 바닥에 닿아 닳을까봐 엉거주춤한 폼으로 닦으시는 도반님등....
아, 그 중에서도 김관두 도반님의 걸레질 모습은 정말 인상적입니다. 무릎을 꿇으시고 두 손으로 걸레를 쥐고 열심히 닦으시는 모습은 저희 국민학교 다닐 때 교실 바닥 닦던 때를 생각나게 합니다.
(요즘 그런 김 관두 도반님의 모습을 뵐 수가 없어서 아쉽습니다. 지난 번 아프리카 여행에서 팔을 다치셔셔 팔에 기브스를 하셨대요. 김 관두 도반님! 빨리 팔이 나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이 계자 도반님께서 예전 처럼 저희 입꼬리를 올려 주시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다립니다. 두 분께서 안 계신 저희 6시 30분 팀의 빈 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사범님의 걸레질 모습을 보셨는지요? 그게 일명 국선도 걸레질법이라는데 걸레질과 동시에 행공의 연장이라네요. 사범님, 내일 수련 후 정식으로 저희에게도 국선도 걸레질법을 가르쳐 주시는 게 어떨까요? 지금처럼 각 자의 개성적인 모습은 볼 수 없겠지만, 바지 무릎은 덜 해질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