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도는 지쳐있던 몸과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작년 봄에 시작하게되었다. 처음 근 두달은 누워서 호흡만 했는데 그것이 참 좋았다. 몸이 좋아하는 유일한 활동이어서 그런지 열심히, 잘 하겠다는 특별한 욕심없이 자연스레 하게되는 운동이었다.
국선도를 하고 가장 큰 변화는 호흡이 느려지고 규칙적으로 변하면서 마음이 가라앉은 것이다. 이전까지 나의 머리속은 생각과 여러가지 감정들로 가득차 있어서 여유가 없었다. 몸도 쉽게 지쳤는데 그럴 때 마다 각종 카페인들을 섭취했다. 그러면 심장은 더 빨리 뛰고 마음은 조급해지고 체력 이상으로 일을 하게 되어 많이 아프게 되어서 쉬는 것의 반복이었다.
하지만 국선도를 시작하고 얼마 뒤 부터 수련을 하면 열병이 나은 것처럼 머리와 상체가 시원해졌다. 이와함께 잡념과 감정들이 말갛게 걷히면서 에너지를 오롯이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생활에 리듬이 생기고 몸과 마음이 서서히 균형을 찾아갔다.
이렇게 한동안 국선도는 마음의 휴식을 위한 명상이자 건강을 유지해 주는 좋은 '운동'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러다 양지 수련원에서 처음 배운 것은 탈의실 벽에 붙어 있는 '도복을 바르게 입는 법'이었다. 그리고 다음에 배운 것이 '미소짓기', '도반님들 배려하기', '스스로를 격려하기', '도장 청소하기' 등이었다. 호흡을 바르게 하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많은 것에도 정성과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마음을 연습하다보니 국선도는 운동이 아닌 생활의 범주까지 포괄하는 활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매일 스스로를 대면하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해야할 것 같다.
항상 원장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모든 것이 감사하다. 이렇게 국선도 수련을 할 수 있는 것도, 함께 수련하는 도반님이 계신 것도, 이렇게 정리할 시간을 가질 기회가 생긴 것도 모두가 감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