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허귀숙
458
'아직 때가 아니다.'
그렇게 내 마음 속 잣대로 승단의 기준을 삼았고, 3개월전 그랬
던 것처럼 여전히 기준미달인 나 자신에게 '게으르다.' 탓해 봅니
다.

누구는 철이 들어 어른이 되지만,
누구는 어른이 되어 철이 들기도 합니다.
누구는 노력하였기에 성공하지만,
누구는 성공하였기에 더 노력하기도 합니다.

나 역시, 그래도 한 계단씩 느리게나마 계단을 밟고 올라서야 정
상 가까이 갈 수 있기에 어느 것이 먼저인지 순서 세우지 않고 필
요충분조건을 다 갖춘 '그렇기 때문에'가 아닌 여전히 많이 부족
한 '그럼에도 불구하고'인 상태로 승단하려 합니다.

흔히 우리는 삶 속에서 접하게 되는 많은 상황들을 잔 속에 든
반 컵의 물에 비유하여 말하곤 합니다.
'벌써 반 밖에 남지 않았네.'
'아직도 반이나 남았구나.'
당신은 어떤 삶을 사시나요?

그리고 요즘 저는 또 하나의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마음이 기쁘기 때문에 웃을 수 있는 사람'
'마음의 슬픔에도 불구하고 웃을 수 있는 사람'
'가진 게 많기 때문에 나눌 수 있는 사람'
'가진 게 적음에도 불구하고 나눌 수 있는 사람'
당신은 어느 쪽에 서 계신가요?

올해는 유난스레 3월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콧물, 기침, 재채기, 몸살.... 감기의 다양함을 다 체험해 보고
기진맥진한 후에야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습니다. "수련을 하는
데 웬 감기에 걸리냐?"고 한 번씩 지나가는 말로 물으시는 분들
께 "수련을 하니까 이 정도로나마 버티는 거다." 라고 답하면서
도 내심 의문이 생기곤 했습니다.
처음 국선도 입문했을 때는 감기기운이 들 때 호흡을 깊이, 편히
하고나면 몸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가뿐해지는 체험을 몇 번 했기
에 더욱 그랬습니다.
그러나 의문에 대한 답은 제게 있었습니다.
아프기 때문에 수련을 게을리 하고, 힘이 들기 때문에 마음을 어
지럽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겨난 일
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조건이 다 갖추어지기를 기다리면 때가 오지 않습니다. 내게 주
어진 지금의 조건에 감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수련
정진해 나가야겠습니다.
반 잔의 물을 보며 아직도 반이나 남았음에 감사하고,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음공부를 더 열심히 해 보려 합니다.

많은 가르침을 주시는 원장님과 박수사님, 정수사님, 이수사님,
항상 따뜻한 미소로 환히 안아주시는 정현사님, 두 분의 강도반
님, 남도반님, 그리고 유강사님, 김강사님, 최강사님, 도반님 모
두모두 감사합니다. (열거하다 보니 마치 시상식 장면 같네요.^^
누구 한 분 빠지면 서운해 하실까 봐,, 혹 빠졌더라도 서운해 마
세요, 제 마음 속에 있으니까요.) 그리고 오수사님, 얼른 도장에
나오셔서 같이 수련하는 날 손꼽아 기다립니다.
list
원장 2009-05-27 17:39:26
승단을 축하드립니다.
지금까지 수련을 잘 해오셨듯시 빈마음자리에 대우주의 정신을 깊이 뿌리내리게 하고 길러 나가시는 원기과정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박갑수 2009-05-28 12:09:05
승단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그리고 본인과 주위분(도반 포함)들에게 기쁨, 웃음, 감사함 등을
주고 나누어 사랑체가 되시기를 _()_
박종범 2009-05-29 07:52:47
지난 승단에서 감사의 마법을 알려 주시더니
같은 상황도 보는 마음에 따라 달리 보인다는
마음의 마법 ! 과 긍정의 마법 ! 을 주시는군요 감사합니다.
넓은 마음 널리널리 주셔요
최의섭 2009-05-29 11:50:33
바로옆에 있어서 좀 아는데..
허도반님은 열심히 하고 있는 겁니다.
또하나의 변화는...
정수사님이 넘버 튜~가 됀것 같군요... 다음번 승단시에는 이수사님에게 이마져도..
정현사 2009-05-29 14:06:12
승단을 축하드립니다,
저절로 미소가 그려집니다.
또한번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이강림 2009-05-29 15:47:18
'가진 게 적음에도 불구하고 나누어준' 허도반님이 주신 거시기?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승단 축하드립니다.
강월자 2009-05-29 16:33:03
그리열심히 수련함에도 불구하고!! 허도반님이 감기에 몸살에자꾸자꾸
아픈건! 코찔찔이 3학년들고놈들 때문아닌가 싶어요! 너무 열심히 보살피시느라 마를날이 없으신것 같애요...내몸을 조금 아껴가면서 집안일은 최도반님께미루고...가능할지모르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 승단하심을 축하드려요!아침마다 웃음가득한 두분의 도장출현이 늘 기다려집니다.
강희선 2009-05-30 12:05:28
마음의 생각이란?...참으로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도 하고 뒷걸음 치게도 하는것 같아요. 그러나 이리 옆에서 챙겨주고 지켜봐주는 도반이 있기에 또 한번 힘을 내어 갈수있는거라 생각되네요. 사랑스러운 허도반님 화이팅!!!
신춘순 2009-06-01 00:20:53
가끔 뵐때마다 느끼는데요~ 명쾌 유쾌 경쾌하셔서 빨려들어가요...
승단을 축하드립니다
김건태 2009-06-02 12:44:16
승단을 축하드리고 허도인의 도인술이 느껴집니다. 모든 도반님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허도인이야말로 내가 그동안 찾았던 피사체가 아닌가 합니다. 허도인의 순수한 마음이 사진 속에 그대로 배어나오도록 노력할께요.
김민주 2009-06-06 16:43:17
애어른 같은 의젓함이나 살가운 평상심은 본받고 싶습니다.
욕심 더 내지 마시고 지금처럼 수련 하시면 누가 따라올 자가 없으십니다.승단 축하드려요. 행복한 원기수련 하십시요.
오정희 2009-06-07 23:02:14
그렇기때문에라는 삶을 살고 있는 절 한없이 부끄럽게하는 글인듯 합니다.
참 진국이라는 말, 허도반님을 뵐때마다 생각났었는데 수련으로 나날이 지~~~~인해지는 듯한 그 마음에, 그 따뜻함과 겸손함에 또한번 배우게 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삶,명심할게요...저보고 하신말 맞죠?^^
원기과정을 통해 더 깊어질 허도반님의 내면이 벌써부터 탐납니다..함께 수련할수 있음에 정말 감사드리며 진심으로 승단 축하드려요.
이젠 더이상 아프지 마셔용~~~
정택수 2009-06-08 18:16:35
와 많이 달았다.
음.~~. 역시 내 대변인 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뜸이 덜돈 짝지를.... 그럼에도 불구하고...음.
해답이 그기에 있었구나.
두번째도 아니고 세번째도 아닌 열세번째 답글로....
소병식 2009-06-09 21:34:40
모든 인간(human being)은 그 자체로 모든것을 이미 갖추고 있읍니다
단지 스스로 모르고 있을뿐...
보고 ,듣고,맛보고,느끼고.생각하고,이 얼마나 대단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그것으로 충분히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삶을 누릴수 있음에도 탐욕과 어리석음으로 실대없시 성내고 고민하며 이 찰나와 같은 인생을 왜 사는지 빨강띠 부터는 고민을 해보시고 그 답을 허도인 께서 깨달을때는 최도반은 그때부터 속세 말로 골치 아파지지.. 실은 아무것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