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나
강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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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앞두고
수련기를 쓰려고 하니 후~ 하고 한숨부터 나온다. 무얼 써야하나?
솔직히 수련이라는 말이 내게 중압감으로 온다. 무엇을 할 때 마다 수련이니 수행이니 말들을 하는데 정작 내 자신은 변하지 않는 것 물론 많이 변하기도 했지만 나의 만족도는 많지 않다. 이렇듯 무언가 기대심리가 있어서인지 언제부터인가 기대라는 것도 없어졌다. 나 자신에 대한 불신과 실망으로 가득 차 무엇을 봐도 감동이라는 것이 내게는 일어나질 않았다. 뭘 해도 뭘 봐도 그렇지 뭐 아 그거 그냥 그렇게 무덤덤하게 그렇게 나를 아니 나의 내면의 소리를 무시하고 지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내 자신을 가장 많이 사랑해주어야 하는데 넘 혹사만 시키고 칭찬과 격려의 말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나의 국선도는 첫날의 그 감동과 느낌으로 나를 사랑해가는 길이다. 앞으로 그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원하는지 더 깊이 알아보려고 한다.

국선도와의 인연? 참으로 인연이란 묘한 것 같다. 가끔 인연이란 걸 생각을 할 때 우리 인간들은 이미 잘 짜인 장기판에서 노는 말같이 느껴진다.
어느날 갑자기 숨을 쉬어야 한다는 생각에 늘 숨을 쉬지만 (내가 호흡을 한다는 것이라면 예전에 난 없겠지만 *_^) 숨을 쉬어야 되 호흡을 해야 된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러다 oo도장을 찾다가 돌아가던 중에 만난 것이 국선도이다. 원장님과의 면담에서 무엇을 하고 싶냐는 말씀에 ‘호흡’요 하고 대답했고 다른 것은? 하는 질문에도 ...... 호흡 외에는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그렇게 나의 국선도 수련이 시작되었다.
인사를 하고 훈 제창 ‘정심’하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 오고 눈물이 핑돌았다. 아! 언제부턴가 내가 저 마음을 잊고 살았구나...휴~~ 첫날부터 지금까지도 가장 좋아하는 수련 중에 숨쉬기 동작과 기지개 펴기다. 내 닉네임이기도 한 기지개 숨쉬기를 할 때 잠시 눈을 감고 가슴으로 (더 이상 넓어지면 곤란한데 헤~) 온몸으로 호흡을 느끼다보면 우주의 에너지가 내 몸을 감싸는 것 같고 내 자신이 우주를 품을 수 있을 것 같고 하늘로부터 무한한 사랑과 용서를 받는 듯한 느낌은 그저 순수한 축복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 ~~ 감사합니다. 다시 이렇게 느끼게 해주셔서...
행공시간에 누워서 원장님의 멘트에 맞춰 들이쉬고 내쉬면서 이완된 상태에서 다시 들이쉬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나도 모르게 살며시 입가에 미소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래 미소도 잊고 있었구나, 그래 이거야 호흡할 때 절로 미소가 생기고 마음이 환해지는 느낌 얼마나 반가운가? 멀리 있던 친구를 만나는 것 같이 반갑고 기뻤다. 이렇게 나의 첫날의 감동을 간직하고 그 마음으로 한 달간 열심히 다닌 것 같다. 그러던 중 일신상의 문제로 퐁당퐁당 하더니 풍덩풍덩하고 또 호흡을 잊은 걸까? 아직 호흡이 생활에 이어지지는 않는가보다 그것은 아직도 그리하지만... 그렇게 초심을 잃은 것 같다... 최근에 다시 마음을 추슬러 수련에 임하고 있다. 기운을 느끼면서 인가? 행법을 하나하나 익혀나가는 것이 재미있다.
어느날인가 중기단법행공을 하고 있는데 기운이 도니 행공의 동작이 저절로 이루어진다. 혹 그래서 선사님이 이런 동작을 만드셨나? 다시 한 번 생각하며, 몸이 먼저 안다는 것 내 자신이 내 몸에 좀 더 귀 기우려주면 몸은 내게 말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시하고 그냥 지나침에 너무나 죄송하고 미안하다. 또한 감사하다. 이 주인이 어리석어 몸뚱이를 소홀히 했구나. 죄송합니다.

얼마 안된것 같은데 벌써 백일이 다가온다고 승단 준비를 하라고 하신다. 앗! 난 아직 어떤 것이 입단행공 1식인지 2식인지도 모르고 그저 따라만 했더니 순서도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우선 입단행공 순서를 익혀야겠다는 생각에 책을 보니 9번을 하라고 되어있다.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해보니 와~ 9번을 하니 몸의 반응이 확실히 틀리다. 요즘 내 몸의 뼈가 눌린 듯 했는데 그것이 풀리고 기혈 순환이 잘되는 것을 바로 느낄 수가 있었다. 이제는 입단행공에 재미를 붙인 것 같다.
국선도를 만나서 가장 좋은 점은 수련도 좋지만 원장님과 좋은 도반님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좋다. 난 참 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이렇게 좋은 수련원과 도반까지 만났으니 감사합니다.

국선도를 통해 호흡을 통해 그동안 너무 많이 잊고 지낸 내 자신의 회복운동이다. 사랑하기, 감사하기 그리해서 도종사님의 글귀처럼 ‘더 깊은 곳에서 명멸하듯 반짝이는 우주의식과 하나인 참 나를 찾아야 하는 것 ’ 진정 나와 하나 되기 갈 길이 멀겠지요? 도반님들 많이 도와주세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_*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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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2008-12-11 12:19:00
승단을 축하드립니다.
하루의 일과를 수련으로 시작하는 새벽반의 주인공으로 성장해나가시는 모습이 아름다워보입니다.
중기후편과정을 통하여 진정한사랑에 점점 빠져가는 행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정택수 2008-12-12 17:51:36
기지개 펴기 많이 하셔서 더욱 넓어(???) 지세요.
그리고 등구르기도 열심히 하셔서 등도 더욱 ???
눈에 잘띄 잖아....
넓은** 만큼이나,
그보다 더 많이 더 크게 밝게 행복 하세요.
축하 드립니다.
최의섭 2008-12-24 11:57:06
어느덧 소리없이 새벽타임의 든든한 한 축을 형성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띠 색깔보다 진도가 앞서나가는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