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연들
류창수
537
고요할 靜, 볼 觀
황새가 들판에서 외다리로 서서 만물의 움직임을 조용히 살펴 보고 있다.
부엉이가 캄캄한 한밤중에 만물의 움직임을 관찰하듯 조용히 응시하고 있다.
요즈음은 그렇게 내 몸 구경하러 아침마다 집을 나선다. 아침에 수련을 못한다는 생각을
하면 출장이나 늦은 회식이 반갑지 않다.

숨을 쉰다는 마음도 없다. 들면 드는 대로 날면 나는 대로 그대로 놓아 둔다. 장단에 애써
맞추지도 않고 일부러 힘을 쓰지도 않는다. 다리가 안 벌어 진다고 애써 찢는 자세도 하지
않는다. 숨을 들이고 참느라고 용을 쓰지도 않는다. 숨을 내쉬고 멈춘다고 목에 힘줄을
세우지도 않는다. 숨을 가늘고 오래 쉰다고 혈압을 올리지도 않는다.

순서로 하면 의념이 먼저고 호흡이 다음이며 몸동작은 그 다음이라는 것을 조금 알 것도
같다. 숨을 쉬는 동안 꺽꺽거림도 없어 졌다. 쉼 없이 출현하던 수백가지 잡념도 가라
앉았다. 그 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차의 깊은 맛이 몸과 마음 속 깊이 쑤욱 들어 온다.
그런데 탁구공 만 하던 야구공 만 하던 단전에 응축된 기운은 아직 구경도 못했다.
며칠만 쉬면 몸이 굳는 느낌은 아직도 그대로다. 그래도 하루 한번 수련을 하면 행복한
마음이 절로 든다.

작년 7월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김흥만 도반께서 잠깐씩 가르침을 주셨다. 동작마다 들어
있는 음양오행 설명과 정확한 자세 코치에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계속 뵐 수 없어
섭섭 하다. 잡념과 씨름할 때 박종범 도반께서 몸을 관찰하는 가르침을 주셨다. 그 재미가
정말 좋다. 흐트러진 자세로 속절없이 앉아서 시간만 죽이며 행공할 때 그윽한 원장님의
손가락 기운이 번쩍 정신 들게 하곤 한다. 참으로 좋은 인연들 이다.



list
소병식 2008-06-15 09:34:59
.승단을 축하합니다. 좋은 인연으로 만났으니 함께 계속 정진합시다.
이강림 2008-06-15 21:31:21
승단식날 점심식사시간에 마주 않아서 그냥 나누었던 미소.
기억나시죠? 그럼 다시 한번....
김민주 2008-06-15 22:38:53
처음부터 끝까지 눈 꼭감고 기혈유통동작을 하실때면 뭘보고 계시는걸까?
단전중심자리가 보이기라도 하시는걸까?
입문한지 100일도 안되셨을 것 같은데 부럽다...
생각했었는데 몸구경하셨다니 아!!!!
진짜 수련하신것 같네요.
열심히 하십시요. 크게 발전하시고 주변도 살리는 큰 국선도인이 되십시요.
손일표 2008-06-16 10:22:28
.감사합니다.
원장 2008-06-17 12:01:42
승단을 축하드립니다.
자기자신을 고요하게 살펴보면 있는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보게됩니다.
그래서 비울 수 있는 힘을 갖게되고 하늘의 생명력을 받아드릴 수 있는 여유도 갖게됩니다. 중기후편 과정을 통하여 호흡이라는 나룻배를 타시며 보다깊은 체득의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허귀숙 2008-06-18 15:51:48
승단을 축하드립니다.
새벽반 빠지지 않고 나오셔서 기운을 함께 나눌 수 있어 감사합니다.
다 비우고, 내려 놓고 편안히 수련하니 마음은 벌써 고수이십니다.
더 깊은 수련으로 행복한 기운을 가득 담으셔서 많이많이 나눠 주세요.
정현사 2008-06-29 16:24:06
아름답습니다.
저절로 미소가 일어납니다.
지금까지 몸을 보듯이
단전에서 쉬어지고있는 호흡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