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는 마음이 머무를 자리를 만드는것 - 정재형 200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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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도장에 들어섰을때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체조에 열중하는 회원들의 모습이 낮설게 다가왔다.
무척쑥스럽고 나의 서툰 몸짓은 어색했다.
바닥에누워 가슴으로 숨쉬기를 하면서도 과연 이렇게해서 단전으로 숨을 쉴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기신법이나 입단행공은 쉽게 체득되는 동작은 아니었지만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숨이 쉬어지는 흐름을 조금씩 느껴가면서 몸살 앓는 것처럼 아프기도 했고 허리와 왼쪽 어깨도 두차례 아팠다가 나았다.
신기한것은 어느날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 나아 버리는 것이다.
어느새 도복으로 갈아입고 자리에 누워 숨을 고르는 순간이 너무나 편하게 다가왔다.
무거운짐을 어깨에서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시간이 된것이다.
머리속의 온갖 잡념과 가슴속의 미움과 원망들을 비우라는 말씀을 따르고자 노력하면서 단전의 위치를 이제는 조금 알것 같기도하고 행공을 마친후 몸의 상쾌함도 느끼게되었다.
단 한번의 체험이었지만 내자신이 아주 조그맣게 줄어드는 느낌은 아주 고요했고 다른 세계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도장에서 만나는 분들 모두가 밝은 마음과 얼굴로 반겨주시니 이 또한 고맙고 즐거움이다.
"숨고르기는 마음이 머무를 자리를 만드는 것이다."라는 글귀가 내마음속에 다가왔고 기쁜마음으로 나자신을 만나고 싶다.

2001년 10월 중기 후편 승단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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