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꽃씨
오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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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가 참 많았던것만큼 할말도 많을줄 알았는데 막상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며칠을 고민하다 문득 출석부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빼곡히 채워진 숫자들을 보니 추운 겨울, 잠과의 유혹을 뿌리치며 수련에 늦지 않으려고 종종 걸음치며 도장을 향하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열심히는 한것 같은데 마음 수련은 아직도 먼것만 같아 마음이 무겁다...

호흡은 마음이라시던 원장님께 반기라도 들듯 기술적으로 호흡에 접근했었던 그런 나를 비웃기라도 하며 배꼽에서 내려가지 않고 버티는 호흡으로 한동안 마음 고생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될듯 될듯 하면서도 안되는...그런 내가 딱해 보이셨는지 원장님께서 강사교육과정에 입문호흡이 있으니 가서 공부하고 오라 하셨다.
강사, 그런건 별 관심 없이 처음엔 오로지 호흡하나 어찌해볼 심사로 교육을 갔었던것 같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왜 호흡 공부하러 가려는 내게 봉사 많이 하고 오라고 하셨는지 이제서야 원장님의 그깊은 뜻을 조금이나마 헤아릴수 있을것같다.

처음엔 강사라는 호칭이 어찌나 낯설고 어색하기만 하던지,구령중에 뛰쳐나가고 싶다는 충동까지 느꼈다.하지만 많은 분들의 따뜻한 사랑과 용기로 그런 부담감이 차츰 책임감으로 바뀌면서 배우고 온걸 어떻게 하면 도반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수 있을지 고민하는 동안 서서히 호흡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그렇게 찾아 해매다닐때는 꼭꼭 숨어있던 단전이 어느날 그 모습을 드러내며 환하게 웃고있는데 정말 호흡은 마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교만했던 나자신에 대한 반성과 감사의 따뜻한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더 갖고 싶고 더 이루고 싶었던 그 욕심들을 조금이나마 내려놓자 하늘은 내게 더 큰것을 주셨던 것이다.

과욕(過慾),불평(不平),분심(忿心),원심(怨心) 그 모든것들이 마음의 장난일뿐, 그속에서 얼마나 많은것을 잃고 살았는지 후회가 되었다.

지금도 정심(正心)을 향해 고요한 발걸음을 한발자국씩 옮기려고는 하지만 아직도 내 마음의 물은 탁하디 탁해서 많이 걸러내야할것 같고 난 그 노력을 쉬지않고 하리라 다짐해본다.

얼마전에 도장에서 예고도 없이 조용히 피어난 예쁜 꽃 한송이를 보았다. 우리들 마음 깊은 곳에 달콤한 꽃향기를 전하고 싶은 사랑의 몸짓 같아보이던 화려하진 않지만 그 작고 예쁜꽃...
아직은 부족한게 너무도 많은 “나”이지만 사랑을 전하는 그 한송이 꽃처럼 나역시 도반님들 마음의 정원에 사랑의 향기로 오랫동안 머물수 있는 그런 소박하고 사랑스런 꽃이 될수 있기를 염원해보았다.

이제 내 마음속에도 예쁜 사랑의 꽃씨가 조금씩 자라나고 있는듯 하다.
겸손과 절제,사랑과 감사로 그 어떤 잡초도 자라나지 못하도록 철통수비를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내 마음속에서 결실을 맺은 예쁜 사랑의 열매를 나눠드리고 싶다.

끝으로,국선도가 운동이 아니라 참나를 찾아가는 수련임을 느끼고 체득하도록 애써주시고, 사랑과 봉사를 통해 더 큰 가르침을 주고계시는 원장님과 정현사님,그리고,지치고 힘들어 할때마다 격려와 사랑의 메시지로 다시금 일어서게 하는 도반님들께 온마음을 다해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나자신을 끊임없이 반성하고 채찍질하며 항상 낮은 자세로 수련에 임하도록 오늘도 한없이 부족한 나를 채우기 위해 도장으로 향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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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2008-03-04 14:35:31
승단을 축하드립니다.
하늘의 숨결을 느끼며 자신의 부족함을 되돌아보고 도반님들에게 항상 밝은 미소를 나누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원기과정을 통하여 하늘의 뜻에 따라 바르게 살아가는 삶과수련이 이루어지시길 기원합니다.
박종범 2008-03-04 15:33:20
.꽃 향기 아름답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널리 널리 많이 주세요
감사드립니다..
강월자 2008-03-04 19:31:39
.오강사님 짱!이십니다.
작은체구에 넘치는 에너지 모두에게 나누어 주시니 늘 고맙고 감사하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
승단 축하드리며 !늘 함께해서 행복합니다
김민주 2008-03-05 20:08:12
밝고 청초해보이는 그리고 여리게만 보이는 님의모습에서
어디서 나오는 에너지일까 아무리 흔들어도 꿈쩍않을 의지를 봅니다.
빨강띠묶고 너무 열심히 하지마세요.약한몸 다쳐서 더디가면 속상하니까 천천히 하고계셔요 저도 곧가서 동무해드릴께요.
허귀숙 2008-03-06 21:08:43
평소에 나는 "인복"이 있다며 자랑하곤 했습니다. 국선도 양지수련원을 다니며 또 한번 그 자랑이 하고 싶어집니다. 주변에 참 좋으신 분, 감사한 분들이 많으신 탓입니다. 나보다는 타인을 위해 나를 희생하고 내 소리도 낮추고 마음도 낮추십니다. 오도반님은 많은 사람에게 그런 본보기가 되고 계십니다.
팔딱팔딱 살아 숨쉬는 생기로 새벽을 깨우고, 아침을 열고, 수련장을 가득 채우시네요. 그 생생한 기운 덕분에 수련하는 동안 더 행복해지는 것 같습니다. 승단을 축하드리고, 앞으로 함께 수련하며 많이 배우겠습니다.
이정옥 2008-03-07 11:30:04
저보다 한참 위이신데도(그러면 실례가 되나요? ㅋㅋ) 항상 더 싱싱함과 활기를 도장에 뿌리시는 것 같습니다. 또한 항상 자신을 돌아보시는 모습에서 활기 이상의 것을 봅니다. 원기 승단 축하드리며, 띠는 그래도 제가 빠르다 생각했는데 도리어 제가 열심히 따라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정현사 2008-03-08 10:34:15
아주 예쁜 오뚜기를 연상케하는 오강사님
어떤 상황에서도 오두기를 생각하면 됩니다.
오뚜기가 왜 넘어지지 않는가를....
축하합니다.
정택수 2008-03-08 14:56:07
끝까지 읽어면 정수사님 고맙습니다 하고 한마디는 할줄 알았는데 아니네....뭐 지금이라도 하면 봐 줄수도 있고(유효기간 있어요) 축하해요 " 양지수련원 모닝콜을 울리는 시계 " 같은 이가 있습니다 바로 그대.
신춘순 2008-03-09 22:36:51
밝은모습도 예쁘시고
큰 마음씀도 예쁘시고
생활의 도를 하시고
부럽고 반성도 해봅니다...
승단 축하드려요~
이승종 2008-03-12 20:31:46
.몇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곳에 들어와 이글을 보았읍니다.
국선도 수련이 나이와는 상관이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낌니다. 나 보다 항상 깊고 넓은 수련에 고개숙여 진정으로
승단을 축하드리며 그동안 보고 싶었읍니다.
다음 주에는 빨간띄가 얼마나 어울리는지 보러 나가겠읍니다.
이강림 2008-03-12 22:23:11
드뎌 같은 빨간띠가 되시는군요.
부쩍부쩍 성장하는 도반님의 모습이 보기에 참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미소와 천사의 마음 많이 많이 나눠주세요.
승단 축하합니다.
이주원 2008-03-14 21:25:55
어쩜 그렇게 예쁘고 순수한 미소가 나올 수 있을까 신기해요.
처음 아님 몇번 뵈었을때였죠. 물론 수련하는 모습도 예쁘구요.
오강사님 뵈면 즐거워요. 저도 가급적 굳은 얼굴을 피려고 노력합니다. 웃으면 헤퍼보일까봐? .. 나도 모르게 변해버린
내모습에 실망하죠. 노력해야 될 것 같아요. 행복한 미소를 선사할 수 있는 마음 수련을 해야겠다고...

이정수 2008-03-15 20:23:06
제가 할 일까지 도맡아 해 주시니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그 밝은 기운을 제가 감사히 받고 있습니다.
꽃이 피고 또지고 그러면 저도 기운을 차려서 함께 해야지요 ?
원기수련은 다소 도전하는 기분이 듭니다. 그러다 욕심이 많아지면 중도, 중용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고요.
뭐 ..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그래서 주위를 밝히며 살면 되는거 아닌가요 ?
승단을 축하드립니다.
남재욱 2008-07-08 23:57:03
겸손과 절제, 사랑과 감사로 마음속의 꽃을 돌보시는 군요.
잘 못하고 있는 몸풀기 동작들도 배우고 화중법도 배우고
열심히 수련안한다고 혼나기도 하지만
가장 많이 배우고 닮고 싶은 것은 수사님께서 많은 분들께 보내주시는
따뜻한 마음입니다.
항상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소병식 2008-07-13 23:07:04
.어느날 단전이 환하게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아1얼마나 반가웠겠읍니까?
늦었으나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수사님의 수련모습을 생각하니 가수 박현빈의 노래가사가 떠오르네요.
수련모습,행동,마음씨.(모든것이 샤방 샤방, 아주그냥 죽여줘요~)
많은 사랑의 열매를 맺으시면 저에게도 좀 나누어 주시면 감사히 받고 ,보답하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