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기에서 호흡으로
허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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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이 그런 줄 알고 살았다.
보이는 것이 다였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안경이란 걸 쓰게 되었다.
환하고 찬란한 새 세상에 눈 떴을 때의 기분은 "아!! 세상이 이토록 밝고 환하였구나!" 경이로움과 그동안 알지 못하고 보낸 시간에 대한 억울함이었다.
국선도 입문 한달째
나는 또다시 새로운 안경을 맞춰 낀 것처럼 지금껏 보지 못하고 살아 온 많은 것들을 보고 있다.
시력 나쁜 내 마음의 눈에 "국선도"라는 안경을 쓰니 이전과는 다른 세상의 모습이 보인다,
호흡이 보이고, 내 안의 내가 보인다.
무심히 지나쳐 버린 작은 꽃잎이 보이고 신선한 바람이 보인다.
사랑하는 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보이고 어제와 다른 내 모습이 보인다.
아직뭐가 뭔지 알지 못하고 눈 먼 봉사처럼 붙잡아 주시는 손에 의지하며 이끄는대로 가고 있다,
그러나 그 길이 두렵지 않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내 모습에 나 자신도 신기해하며 웃는다.
나는 나의 달라짐을 즐기며, 감사하며 기뻐한다.

국선도 수련 한달쯤 되는 시월 어느날 일기장에 적어본 글을 옮겨 써 봅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마음 그대로인지 저에게 가만 물어봅니다.

갑작스런 성남발령으로 전철에 부대끼는 출퇴근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새벽 국선도반을 자의반, 타의반, 여건에 떠밀려 시작하게 되었습니다.그리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도장 까까운 곳으로 이사도 하게 되고 그많던 새벽잠도 멀리하며 새벽형인간으로 다시 태어나 잠들어 있던 제 시간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처음엔 내 배꼽을 찾아 배를 이리저리 훑으며 엉뚱한 곳을 배꼽이려니 손올리고 누워 호흡하는 웃지못할 일도 하고, 늘 쉬어왔던 숨이 '호흡'이라는 이름을 가지자 새삼 내가 숨을 쉬고 살았구나 느껴보기도 하고, '도대체 단전이 어디에 있다는거야?'하며 투덜거리기도 하고, 어느날 단전을 만나 감격스런 재회하며 눈물 흘리기도 했고, 코가 마치 목캔디라도 먹은 듯 시원하게 뻥 뚫리면서 가슴이 시원해지기시작했습니다.
국선도 수련을 하면서 처음에는 마음수련한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내게주어진 것들에 감사하고 내가 베풀 수 있음에도 감사하는 마음, 좋은 일들에만 감사한 것이 아니라 몸이 불편하고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도 나를 위한 가르침으로서 받아드리는 감사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마음수련이 곧 몸의 건강을 가져다 준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원장님께서 늘 하시는 말씀중에 "진정한 자신의 호흡을 찾아라."는 말씀을 새겨 봅니다. 내 시력에 맞는 안경을 꼈을 때 가장 밝은 세상을 볼 수 있듯 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성찰하고 바로 볼 수 있을 때 대우주와 내가 하나가 되는 호흡을 가질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흰띠라 참 좋았습니다. 저에게 많은 사랑과 가르침을 주신 가족같은 도반님들 한 분 한 분께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마음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국선도를 통해 마음의 길을 열어 주신 최도반님께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list
원장 2008-02-27 12:07:35
승단을 축하드립니다.
국선도수련을 통해 마음의 눈을 뜨게되고
호흡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게되니 얼마나 축복된 삶입니까.
중기후편과정은 감사의 마음을 키워 하늘의 정신이 내마음자리에 자리매김하는 귀한 시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김민주 2008-02-27 17:21:21
.축하드려요.
사랑스럽고 장하십니다.
중기후편에서 더욱 아름다운 수련경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정옥 2008-03-03 14:04:20
가끔 뵙는 토요일 첫타임 수련을 마치고, 두번째 시간에는 벽을 바라보며 명상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내가 저때는 어땠었나를 돌아보게 합니다. 그렇게 진지한 마음으로 수련을 했던 적이 나에게는 언제부터 였을까...항상 부지런하고, 환한모습만 기억하겠습니다.
강월자 2008-03-03 21:20:38
.가부좌자세 가 그누구보다 안정되어 보이시더니 마음 자세 부터가 다르시군요! 승단축하드리며 !
아침마다 행복한 미소 매일매일 볼수있음에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오정희 2008-03-04 17:19:44
왜진작 수련을 하지 않으셨나 싶을정도로 진중하고 아름다운 가부좌자세에 매일 아침 놀라고 배우게 됩니다.
한결같으신 그 마음과 승단의 기쁨으로 더더욱 수련의 꽃이 활짝 피어나시길 기대해봅니다.
새벽타임 수련 함께 해주셔서 언제나 외롭지 않고 든든해서 참 좋았답니다.
첫 승단...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정현사 2008-03-08 10:01:04
아름답게 수련해 가시는 모습이 정말 보기좋습니다.
이제 부터는 더 넓고 깊고 단단하게 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축하합니다.
이강림 2008-03-08 10:16:46
이른 새벽을 깨우면서 수련원에 오시는 두 분의 모습이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합니다. 감사와 사랑이 가득한 미소로 자신의
내면을 더욱 아름답고 고결하게 가꾸어 나가는 수련이 되시길 바랍니다. 승단 축하합니다
정택수 2008-03-08 15:58:55
와 최도반님 부럽습니다. 특별한 감사도 받으시고...
(나도 특별한 감사 받고 싶은데....)
두분 참 아름답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이정수 2008-03-15 19:07:03
'허도반'님으로만 불러서 누구신가 했습니다, 허귀숙도반님.
그렇게 늘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승단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