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마음은 어디에 ---
김상곤
592
하늘과 천지신명께 엎드려 고합니다.

속세의 온갖 욕망과 마구니들로 넘쳐났던 심신을
국선도의 '선도일화 구활창생'의 정신으로 씻고자
스스로가 가당찮긴 했지만 큰 용기 내어 입문한 지
벌써 다섯 성상 남짓이요.

세속적인 얕은 마음으로 몸도 만들고 마음도 윤내어
국선도를 호랑이 삼아 '호가호위'해 보고자 하는
모로 터진 허영심을
스승님들의 가르침과 염화시중으로 씻어 내고
하늘마음을 찾아 나서
봄이면 심신을 풀고 여름이면 나아가고
가을이면 거두고 겨울이면 준비하여
거듭거듭 쌓아가야 마땅하다 생각하고
맘이라도 그리 먹게 되기 어느덧 이십여 계절이요.

순전히 자신의 어리석음과 삿됨으로 인한 오욕칠정과 이기 본능을
훌훌 털어버리고자 다짐하면서도 돌아서면 작심삼일 -
가여운 이 영혼을 부여잡고 꺼이꺼이 내면의 뜨거운 울음을
삼켜온 지 줄잡아 육십오 개월이나이다.

* * *

임오년 어느 봄날에 입문하여 이천 날을 오는 동안
하늘의 경고 두번에 자연의 주의 수도 없이 받았지요 -
뉘우치고 반성하며 천지운행 섭리 따라
나아가기로 약조하길 또한 부지기수.

때로는 무릎꿇고 때로는 오체투지로 또 때로는 허공을 부여잡고
하느님 한울님 하나님 국선열조 부르고서
삼위일체 읊조리고 삼존불 앞 조아려
만물 만신 되뇌이며 다짐하고 빌었지요.

자연이 주는 주의책망은 진심 진정 반성하면
부드럽게 풀어지나 반복되는 심신 사욕에
크게 노해 내리쳐진 하늘의 철퇴 경고는
엄청 고통 철저 반성 오랜 기간 원하지요.

첫번째 경고는 오십여년 듣도 보도 겪지도 못한 무간지옥.
진지하게 성찰하고 밤낮으로 간절하게 구하길 이백여일 -
국선도와의 재회와 초심 수련으로 차츰차츰 거두셨지요.
내몸이 내 것이 아니요
내 마음이 나만의 것이 아니란 걸
가슴 깊이 새기겠노라 고하고 또 고하며
더불어 나눠 갖고 서로 함께 어우러져
늬 고통 나누면 반이요
내 행복 함께 하면 배가 되는 하늘 이치
뼈속 깊이 심겠노라 다짐하며 넘었지요.

하지만 측간에 갈 때 사정 까맣게 다 잊고
또다시 화택 본능에 끄달려 휘둘리고
세속의 명리에 훈수장기 두다 보니
두번째 경고가 금년 봄 사방에서
와르르르 ---
번개치듯 내려치는 하늘의 작심 벌에
비계덩이 이 내몸은 휘어지고 꼬부라져
버렸지요.

이번에도 육개월을 곰곰히 반성하며
스승님들 정성으로 몸과 마음 고쳐 먹고
오만 방자 고쳐 잡아 하늘 앞에 나아가니
일부 경고 남겨 두고 풀어주고 계시네요.

이 모든 하늘 경고 자연 책망은
태부족한 고혼에게 천지 기운 감지하고
사람의 정 갖추라는 하늘의 큰 사랑인 것
이제사 겨우겨우 깨닫게 되었지요 -
너무너무 부족하고 많이많이 엉성한
이 내 몸과 이 내마음 어여삐 여기시길
바라고 또 바랄 뿐이지요.

* * *

하늘이시여
당신과의 인연으로 국선도를 만나고
당신의 베품으로 정각도에 입문하여
당신의 사랑으로 한땀한땀 엮어나와
미흡한 기운으로나마
일 단계의 마지막에 들려 하니
부디부디 굽어 살펴 주옵소서.

행공 호흡 의념 신념 모두가 부족하고
체력 정신력 영혼력 형편 없이 하수이나
개전일여 심신일여 바르고 바름으로
하늘마음 찾아가게 이끌어 주옵소서

제 그릇 크기가 좁쌀알도 안 되는 줄
내 일찍 알고나선 세상사람 다 된대도
성통공완 무여열반 바라지도 않소이다.

오직 다만 바라건대 순진무구 참맘으로
처음처럼 시작 같이 일구월심 성명쌍수
호시우행 환희 속에 참나 찾아 일로 정행
길없는 길 끝도 없이 갈 수 있는 사랑의 끈
원도 없이 이어주길 간절간절 바라지요.

list
원장 2007-09-12 13:34:41
빈마음으로 호흡의 문을
빈마음으로 수련의 문을
빈마음으로 하늘의 문을 열어가게 하소서
이정수 2007-09-13 16:22:48
수련기 언제 올리시나 기다렸습니다.
저도 선배님 가시는대로 따라가겠습니다.
하늘의 경고, 자연의 주의...그런거 빼고요.
오래오래 함께 수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승단 축하드립니다.
정사범 2007-09-17 15:49:11
어느 변화에도 믿고 함께해 주시고
마음으로함께 해주시고
어느것에도 걸림이없을때 자유로울때
우리의 진정한 수련이 시작됩니다.

이승종 2007-10-01 16:16:22
.이렇게 높은 수련의 선배님과 같은 시간대에 수련을
하고 있는것에 큰자랑과 자부심을 가지게 됩니다.
용맹한 장수밑에 약졸없다고 우리 후배들도 열심히 정진
하면 김 선배님 같은 높은수련의 경지까지 갈수있을런지....
이제는 우리 아랫것들 에게도 맛있는것도 좀 사주시고
재미난 이야기도 더 해주시면 더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