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름 - 장명애 2001-09-13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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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국선도에 대해서는 잘 몰랐지만 단전호흡이나 명상 그런 쪽에는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살아 왔습니다.
그러나 TV에서 어쩌다 보게되는 기공체조나 무술 같은 동작을 보면 웬 지 그런 행동이 어색해서 도장에는 선뜻 가지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책을 보면서 혼자 해 보기도 하였는데, 물론 잘 안됐죠.
그러다 제가 도장에 나오게 된 이유는, 좀 엉뚱한 이야기인데요, 저는 제 이름이 평범하기도 하지만 발음이 제가 좀 시원찮아서 제 이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자기 이름을 좋아해야 잘 산다고 하더라 구요. 그러고 보니까 제 이름이 나름대로 좋은 의미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베풀 張 밝을 明 사랑愛.
그 다음부터는 제 이름처럼 "밝은 사랑을 베푸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럴려면 항상 밝고 여유롭고 편안한 마음을 지니고 살아야 되는데 현실적으로 그런 마음을 항상 유지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국선도장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수련 초기에는 그 동안 제 가슴이 얼마나 막혀 있었는지 가슴 호흡조차도 몹시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처음에는 "순수한 마음으로 그저 원장님 말씀대로 모든 걸 맡기고" 따라하다 보니까 어느 날 가슴이 텅 비면서 마음이 참으로 평화로와 지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때 그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모든 게 새롭게 보이고 마음이 마냥 여유롭고 너그러워지면서 예뻐지는 것 같았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고, 다시 호흡이 안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오히려 수련하기 전 보다도 더욱 가슴이 아프고 어떻게 호흡을 하는지 조차도 모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의 고통도 많이 겪고 수련을 그만 둘까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그러다 호흡 수련은 잘 될 때도 있고 오히려 안 될때도 더 많다는 말씀을 듣고 제가 너무 조급한 마음에 호흡을 끝까지 차분하게 바라보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마음을 열지 않고 수련에 임하면 진정한 단전호흡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사범님 말씀대로 뭘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놓은 채 이 시간만큼이라도 우리 도장 신발장 위에 써 있는 말씀대로 세상일 모두 잠시 벗어두고, 편안한 마음으로 수련에 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제가하고 싶은 걸 아무 걱정 없이 할 수 있게 해주는 "가족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 제 이름 값을 하고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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