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련기
천 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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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국선도 양지 수련장을 나간 지도 일년 남짓 되었다. 일년 전 처음 도장에 들어 섰을 때의 생경한 느낌들이 떠오른다. 사실 그 당시 국선도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 상태였다. 2년 전 덜컥 큰 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 수술, 회복기를 거쳐, 그 때는 건강을 위해 4km 이상의 구보나 산행을 해 왔는데, 오랫동안 국선도를 수련해 온 시동생이 만날 때마다 나와 남편에게 간곡히 권하는 것이었다. 확신에 찬 여러번의 권고에 떠밀리다 시피하여 도장에 발을 들여 놓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몸이 화두인 양 붙잡고 수련하게 되었다.

국선도에서는 몸과 마음을 따로 구별하지 않는다. 너와 나, 자연과 나, 나아가 우주만물과 나를 기운소통이 가능한 일체로 본다. 그런 정신들을 깨우쳐 가면서 그동안 내가 얼마나 건강에 역행되는 생활을 해 왔는지 알게 되었다. 그 동안 내게 몸과 마음은 분리 된 겄이었다. 마음은 언제나 앞서 나가 있었고, 의지로 밀어 붙이는 곳에 몸은 늘 혹사 당했고 몸은 내게 부차적인 것이었다. 당연히 자연에 거스리는 생활이었다. 생활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스트레스를 지혜롭게 풀지 못했고, 불면증으로 인한 밤낮이 바뀌는 생활, 인스탄트 음식, 나쁜 식습관, 피로한 몸과 마음에 운동부족등등 ... 그로 인해 나는 지금 큰 댓가를 지불하고 있다.

아니 그 덕분에 좋은 공부를 하고 있다. 이제 나는 늘상 우리 옆에 있어 소홀히 여기기 쉬운 것들이 우리가 진정 감사해야 할 생명의 essence 라는 것을 안다 . 맑은 공기, 깨끗한 물, 건강한 먹거리, 건전한 생활습관, 건전한 상식의 정신에 눈뜨고 있다. 正心, 正視, 正覺, 正道, 正行

국선도의 수련은 내게 무척 힘들다!
마음수련과 함께 하는 몸수련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파도치는 날엔 호흡도 가빠지고 몸은 무겁다. 수련이 깊으신 도반님들을 보면 대단해 보인다.
세상은 끊임없이 크고 작은 일로 우리 마음을 흔들고 있는데, 도장에 가 보면 고요한 무아지경 속에서 반가사유상같은 미소를 지으시며 깊은 호흡에 드신 것을 보는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마음놓기, 마음 비우기, 마음열기 공부가 더 잘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 좀더 비워진 마음으로 여러 도반님들의 선하고 따뜻한 마음을 귀하게 배워나갈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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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2003-12-21 22:15:03
열심히 수련하여 밝아진 모습을 축하 드립니다.
지금까지 해오신 것을 바탕으로 해서 사랑으로 가득 채워 보시길 기원 합니다.
우희자 2003-12-29 16:08:49
밝게 웃으시는 모습 정말 좋습니다.
든든한 도반님(같이 사시는 분)이 있으셔서 좋으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