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행공 - 차인환 200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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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국선도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언니의 권유에서다.
나이를 먹다보니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어서 앞으로 어떻게 건강관리를 해야하나? 하고 걱정하던 차다.
그때는 (2년전) 집 가까이(신흥동) 국선도 수련원이 없어서 분당 양지수련원으로 꼭 1개월 다니다 그만 두었다. 일(피아노 출장렛슨)과 병행하기에 너무 힘들어서였다.
그만 두기는 했지만 내 몸 상태를 1개월간 행공 하면서 점검 했기 때문에(몸이 아니라 장작개비 같다는 느낌, 한마디로 쇼크! 그 자체다) 집에서 틈틈이 5개월 정도 혼자 하다가 우연이 병(장유착)이 났다. 10일간 입원하고 퇴원하면서 행공을 혼자하면 좋지 않을 것 같아 아예 그만 두었다.
그래도 몸은 가끔 풀어주고 있었다.
언니의 권유로 영동 수련원도 두 번이나 다녀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언니의 마음 씀씀이가 너무나 고맙다. 언니이자 도반이다. 쉬고있긴 해도 항상 숙제였다.(마음이 항상 그곳에 있었다)
그러다 2001년 새해
를 맞이해서 새해의 다짐으로 국선도를 다시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2월 5일 분당 양지 수련원에 다시 등록해서 두달 여 지나면서도 병으로 심하게 아픈적도 있어서 다시 갈등이 생겼다.
그러나 버스를 타고 오가는 동안 차안에서 호흡을 계속하고 보니 버스로 오가는 시간이 나에게는 더없이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4월14일
원장님의 권유도 있고 나도 가고싶어서 계룡산 명상 캠프(마음학교)에 참석했다.
주말 여행 겸 수련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토요일 일찍 도착해서는 짐도 풀기 전에 갑사까지 산책을 하는데 마음이 아주 편안했다. 날씨 또한 화창했다.
그날 저녁부터 캠프가 시작되고 스케줄에 의해 수련법 원리와 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었다. 기운이 우리 양지 수련원하고 비슷했다.
저녁7시-9시까지 호흡과 기운의 경로에 대한 공부를하고나서 호흡수련을 했고,9시부터 12시까지 각자 방으로 돌아가서 호흡하라는 숙제를 받고 12시까지 앉아서, 누워서 등 자세를 바꿔가며 계속 호흡을 하였으나 자꾸 졸리고 뒤틀리고 해서 그냥 잤다(웬 욕심?).

4월 15일
이튿날은 오전 명상, 오후는 자유로 야외수련, 저녁엔 2시간 명상으로 일정이 짜였다.
억지로 강행군을 하지 않고 편안하고 자유로워서 "이렇게 하면 뭐가 될까?" 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여행 겸 왔다고 생각하니 아무튼 편안해서 좋았다.
식사도 야채위주로, 내 식성에 맞았다.
집에서 나 혼자 먹더라도 매끼 챙겨 먹어야 하는데 시간 맞춰서 먹게 해주니 얼마나 좋은지...
계룡산 명상캠프(마음학교) = 휴식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저녁식사 후 명상시간에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명상수련 중에 아무 생각 없이 맡기는 가운데 배가 스르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는 오른쪽(견비통) 한곳이 (제일 몸이 나빴던 곳) 울룩불룩 움직이는 게 아닌가? 일어날까 하다가 아! 치료가 되는 가보다 하고 조용히 관망하고 있으니 저절로 없어진다. 아주 잠깐동안 기분은 좋았지만 견비통이 나은 것은 아니었다.
정작 명상 시간이 끝나고 일어나 보니 배가 움직이기 시작하는데(기운덩이가 일렁일렁한다) 지하수련원에서 2층 숙소까지 올라가는데 마치 임신한 배를 감싸듯이 안고 조심조심 올라갔다.

4월 18일
호흡이 너무 길어 이러다 숨이 멈출 것 같았다.
원장님께 여쭤보니 그대로 맡기고 단전만 의식하라 신다. 밤에 집에서 호흡하는데 이건 완전히 풀무질하는 것 같다. 겁이 조금 났으나 온몸이 치료되는 가 보다하는 믿음이 생긴다.
아마 의도적으로 허리를 위아래로, 앞으로 뒤로, 옆으로 움직였다면 병이 났을텐데 온몸이 가뿐하고 기분이 좋았다.

4월 19일
수련원에서 어제 저녁처럼 다시 호흡을 맡겼다.
원장님이 보시고 그것을 즐기지 말고 맡긴속에서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신다.

4월 20일
기운을 느낀 후로 호흡은 예전보다 좋아 졌지만 기운이 여기저기로 움직여 다닐 때마다 부담스럽고 몸이 이리저리 쏠려 편치 않았다.

5월 31일
그 동안 기운 덩이가 작아지고 호흡도 훨씬 부드럽고 길어졌다.
잠시도 호흡을 놓을 수가 없다(잠잘 때만 빼고..). 그전에는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신경(마음)이 거기만 가있다.
이렇게 호흡이 중요한 것을 모르고 살았으니 남는 것은 병밖에 더 있겠는가?
덕분에 많이 건강해 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지난 일요일(27일)에는 의정부 방향에 있는 수락산 정상까지 올라갔다(평소에는 산행을 거의 못하고 있음)왔지만 밧줄을 당기느라 팔이 좀 아플 뿐 별로 힘든 줄 몰랐다. 등산 전에는 도중하차1호로 찍힌 정도였으니...

매일 입단공법 5회 이상 한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
입단공법은 아침에 일어나면 기지개 켜기, 허리 돌리기, 무릎 돌리기를 한 후 1번,
부엌에서 설거지하고 1번,
빨래하다 욕실에서 나와서 1번.....
이런 식으로 5번을 채우고 낮에는 틈틈이 2 - 3번 정도 더한다.
어떤 때는 아이들 집 문밖에서도(렛슨시간 기다리다)한다. 걷는 것도 예전에는 나이에 맞지 않게 8자 걸음이었는데 지금은 다리가 쭉쭉 뻗어지는 것도 느낀다.
특히 예전엔 땀흘리는 것을 제일 싫어해서 더울 땐 움직이는 것을 극히 자제하다보니 집안 일도 하기 싫고 해서 게으름뱅이가 따로 없었는데 이제는 시간만 나면 청소며 세탁이며 할 수 있는 건 다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겼다.
특히 수련하면서 흘리는 땀은 기분이 좋다. 땀을 안 흘리니 몸안에 있는 독성(축농증으로 약 7년 동안 약을 많이 먹어서)이 배출되느라 왼쪽 겨드랑이로 열꽃이 2주 간격으로 두 차례나 올라왔지만 지금은 완전히 나았다.

건강 때문에 시작했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지금은 호흡이 잘 안될 때마다 지금 내 마음은 어떤가? 하면서 차근차근 점검을 하게 된다.
그래서 (국선도)로구나! 감탄한다.
처음 내 몸에 반응이 있을 때 뭐든 다된 줄 착각하고 흥분해서 눈물까지 글썽이며 야단법석을 떤 것이 너무나 창피하고 부끄럽다.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한 것을 말이다.
이제 불철주야 우리 국선도인을 위해 애쓰시는 스승님들, 도종사님. 각 수련원의 원장님들게 감사를 표한다.
그분들의 노고를 눈꼽만큼은 알 것 같기에....
정각도원 체지체능 불도일화 구활창생!
다시 한번 천지신명과 선령님들 스승님들 그리고 도종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끝.
차 인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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