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은 자기수련이다! - 김 두연 200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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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구에 많이 회자되는 베스트셀러 책 중의 하나가 바로 일본인 과학자인 에모토 마사루 박사가 쓴 「물은 답을 알고 있다」이다. 그 책에 의하면 물은 동,식물과 마찬가지로 주어지는 어떤 자극에 대해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물을 앞에 놓고 “사랑한다.” “고맙다”라고 말하고 난 뒤에 형성된 결정체는 아름다운 육각형 모양을 나타내지만, “망할 놈!” “형편없어!”라고 말한 뒤에는 일그러진 결정체가 되거나 아예 결정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좋은 음악을 들려줬을 때나 심지어 “사랑” “감사” 등의 글자를 보여줬을 때도 물은 아름다운 결정을 보인 반면, 그 반대의 부정적인 음악이나 메시지를 주는 경우에는 예외 없이 결정이 일그러지거나 아예 형성되지 않는 현상을 보였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사진으로 일일이 찍어서 책에 게시하고 있다.
물이 어떻게 사람 말을 알아들어? 하고 의구심을 가질 수 있지만, 우리가 물에게 전달하는 파동에 물이 공명함으로써 생기는 현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인간의 몸은 70%가 물이라는 점이다. 인간이 형성되는 최초의 시기인 수정란 때는 99%가 물이요, 갓 태어났을 때는 90%, 완전히 성장하면 70%, 죽을 때는 약 50%정도가 물이라는 얘기이다. 따라서 우리가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거나 부정적인 메시지를 보낼 때, 우리 몸안의 물이 먼저 반응한다. 즉, 사랑과 감사의 1차 수혜자는 상대방이 아니라 바로 자기자신이라는 것이다.
국선도에서 왜 그렇게 “감사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을 강조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기업체에서 리더십 강의를 하다 보면, 리더들이 어려운 점을 토로해 온다. 요즘 사원들은 과거 자신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회사에 대한 충성심도 낮고 상사에 대해서도 고분고분하지 않다고 한다.과거에 자신들이 사원 시절에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했단다. 야근을 밥 먹듯 하고 휴일 특근도 마다 않고, 심지어 회사 일 하느라고 집안의 대,소사를 소홀히 한 점도 많았다고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사가 있어도 술 먹을 때나 안주 삼아 불만을 토로했지, 면전에서는 고분고분했다는 것이다. 도대체 요즘 사원들은 별종이라고 얘기한다.
왜 그럴까요? 라고 물으면 그들도 답을 안다. “평생직장이 깨진 마당에서 누가 회사에 충성하려고 하나요” …
맞는 말이다. 하지만, 또 다른 관점이 있다. 평생 직장이니 연봉제니 하는 시스템이 문제가 아니라 상하간에 흐르는 신뢰수준이 문제라고 본다. 과거에는 힘들었지만 서로 아껴주는 끈끈한 정이 있었다. 요즘은 각자 살기 바쁘다 보니 서로 챙겨주는 정이 약화되었다.
내리사랑, 치대접이라고 했던가? 상사는 부하를 챙겨주고 부하는 상사를 존경하는 고유의 가치가 무너져버린 것이다.
국선도에서 합장하며 서로 존중하는 예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알겠다!

아침수련을 하고 난 뒤의 가장 큰 낙은 제주도에서 우리 도반께서 정성스레 재배한 녹차를 같이 나누는 시간이다. 얼마 전에 일일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어려운 차 재배공정을 직접 체험하고 오신 원장님과 도반님들이 “앞으로는 차를 함부로 마시지 못 할 것 같아요” 하셨을 때, 무심코 마시던 한 잔의 녹차에 배어있는 정성과 존경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장삿속으로만 한다면 좀 더 쉽게 대량생산 체제로 만들 수도 있을텐데…
국선도인답게 고유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도반님의 양심과 의지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녹차를 마실 때는 잔을 한 손으로 받치고 천천히 정성스레 마신다. 언뜻 생각하면 상대방에 대한 겸손과 공경의 예로 보여지지만 사실은 자기자신에 대한 존중의 뜻이란다. 자신을 스스로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남을 존중할 수 없다고 한다.
수련을 하고 녹차를 마시면서 우리 선조들의 녹녹하지 않은 숨결을 느낀다. 사람을 대할 때 건성으로 대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상대방을 이용하지 않고, 오직 감사와 사랑으로 대한다, 이는 오늘날의 혼탁한 사회에서 진정으로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불변의 진리인 것 같다.

국선도에 입문한지 어언 1년 7개월, 그 동안 이 핑계, 저 핑계로 수련을 게을리 한 점을 반성한다. 국선도를 통해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은 인간사 복잡한 문제를 풀어가는 첩경은 바로 「자기수련」에서부터 출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무심코 쳐다본 도장입구에 걸려있는 글귀,
<감사하는 마음, 정성스런 수련, 봉사하는 생활>…
우리가 살아가면서 추구해야 하는 많은 것들 중에서 이보다 더한 가치가 있을까?

오늘도 청산 선사님의 낭랑한 선도주 음성이 귓가에 맴돈다.
정~각~도~원
체~지~체~능
선~도~일~화
구~활~창~생……


2003.05.28
건곤단법 승단을 앞두고
김 두연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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