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해 가 네... 이연용 2003-03-05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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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도를 수련하게 된지 20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나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수련, 행동양식
이나 성격상으로도 벌써 그만두었거나 포기 상태일텐데
끈질기게 연을 이어가는 것을 보니 나하고는 무슨 인연이
있는가 싶다.
입문하여 처음 승단때 “잊어버린 나를 찾아서”란
수련기를 쓰고난 다음과 지금 현재의 나의 모습을 뒤돌아
보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아서 소중한 마음으로 정리를
해보고 싶다. 과연 무엇을 얼마나 잊어버렸는지와 무엇을
얼마나 찾았는지를 생각해본다면, 한가지 분명한것은 내
생각과 마음이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바뀌어가는 모습과
또는 원래대로 회복되어가는 모습 모두가 내마음 먹기
나름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마음먹기라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좋은 생각을 하면서 지속적인 수련과 거기에서
우러나오는 자발적인 마음으로 내주변을 둘러보고 나자신을
돌이켜 볼때 찾아지는 소중한 나를 찾는 것이 아닌가 싶다.

또 국선도 수련을 하면서 변해가는 일이 있다면, 생각과
마음이 바뀌어지면서 힘들고 찌들었던 몸상태도 좋아지면서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성공했다는 것이다.
입문한지 얼마되지 않아 체중조절 시작 4개여월만에
15㎏의 체중을 줄여서 10개월이 지난 현재 줄여진 체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그러한 생각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용기가 어디에서 나왔
는지 지금도 매우 궁금하다. 이 모든것이 내 마음먹기 나름
이고, 결국은 국선도 수련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이렇게 변해가는 내 모습들을 보면서 주변을 위한 밝은
마음이 내어지는 모습을 보게되고, 표정도 한껏 부드러워
지면서 여유스러워 진것 같기도 하고, 몸이 날렵해지면서
균형이 잡혀지는 것 같아 몸과 마음이 상쾌해짐을 새롭게
느끼게 된다.
이러한 느낌들이 실제로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혹은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지 못한다 하더라도 나자신 스스로가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히 큰 만족감으로 다가
온다.
이런것들을 느끼지도 못하고 지내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은데 이렇게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고, 또 좋은 수련을 하는 것만으로도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수련을 하면서 좋아지는 모습도 있었지만, 여러
차례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도장에 와서 조용히 수련
하고 흔적없이 조용히 돌아가고 싶고, 또 남에게 간섭받지
않고 여러사람과 부딪치지 않는 나혼자만의 생각과 마음,
몸을 추스르고 정리하려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그렇기에 다른 운동을 택하지 않고 국선도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였는데 수련하는 과정에서 이것저것이
마음에 걸리기도 하고 불편한 마음으로 다가오기도 하였다.
또 수련하면서 혼란스럽고, 잡념만 가득하고 수련이 잘되지
않고 준비·정리운동, 입단행동등의 동작들도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정작 중요한 호흡마저도 이루어지지 않아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체성에 대한 의문도 들고,
그러다가 며칠 빠지게 되면 계속해서 한두달 빠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서 수련은 되지 않고 마음도 멀어지는 공항
상태에 빠져들곤 하였다.
이렇게 위기를 맞으면서도 끈질기게 인연의 끈이 연결되어
있고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기게 된 것은 위기때마다 전화도
주시고 만나면 독려도 해주시는 원장님과 설득과 압력을
동원하여 달래는 평생의 동지덕분에 지속되고 있는것 같다.
이러한 과정을 지내오면서 지금은 수련을 빠지게 되면
무언가 허전하기도 하고 가능하면 빠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많이 좋아졌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언제까지 수련을 이어나갈지는 모르겠지만 바램이
있다면, 수련을 하면서 거창하게 도인의 경지라든지 국선도
에서 말하는 홍익인간과 홍익의 세계를 달성하는, 그래서
온세상 사람을 구활창생하는 그런 큰마음은 아니지만 소담
하게 나와 내가족이 좋은마음과 건강한 몸으로 여유롭게
수련을 하면서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다.
조금더 마음을 낸다면 같이 수련하는 도반님들과 좋은
분위기에서 다함께 더깊은 수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러한 마음을 낼수 있는 것이 국선도 수련을 하면서 변해
가는 하나의 과정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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