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국선도 - 권미나 200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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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8월 23일 금요일, 수련기

국선도와 마음

누구나 그렇듯 처음 입도하게 되면, 자주 접하게 되는 질문중의 하나가 어떻게 수련하시게 되었냐는 물음일 겁니다. 저의 경우는 조금은 특이하게 국선도와 인연이 닿게 되었습니다. 94년 12월에 집 근처 종로도서관에 자료 찾으러 갔다가 우연히 ‘밝 받는 법’이란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병약했던 터라 건강에 관심이 있었고(하지만 당시엔 수영을 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사실 그 해는 성수대교 붕괴와 관련, 임경택 법사님 기사를 자주 언론에서 접했었기에 국선도란 이름이 그리 생소하지 만은 안았었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TV방송을 통해 임법사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서 막연히 단전호흡이 정말 좋은 것이구나 하는 정도였지, 시간이 흐르자 잊고 있던 터였습니다.

책을 접하고 끝까지 읽어 내려가며 당시엔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신뢰하는 마음이 우러났고, 제가 그 동안 막연하게 찾고있던 그 무엇일지도 모른 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 물론 이 기대감은 얼마 뒤 확신과 감사함으로 바뀌었습니다. 다음날 책 뒤에 적힌 본원 전화번호로 문의한 후 도장을 방문하여 입도하게 되었습니다. 상담 시에도 수사님께서 어떻게 오시게 되었냐고 물으시더군요, 그래서 경위를 말씀 드렸었는데, 굉장히 특이하다고 말씀하시며 웃으시더라구요, 그 뒤 얼마 후에 도서관에 다시 가봤더니 그 책 옆에 국선도 1,2,3 권이 나란히 놓여 있더군요, 얼마나 감사했던지..저처럼, 많은 분들이 책을 통해서도 국선도와 인연이 닿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입도이후 심신의 건강은 물론 본원도장에서 평생의 반려자도 만나게 되었습니다. 국선도와의 인연이 제 삶 깊숙이 자리 잡아 이제는 생활이 되었습니다. 저녁엔 선도주를 들으며 잠을 청하고 아침엔 선도주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입도한지 시간이 꽤 흘렀다고 해서 수련의 깊이가 저절로 더해지는 것이 아님을 요즘 새삼스레 깨닫고 있습니다. 분당으로 이사온후 양지도장의 송사범님 덕분에 그 동안 이러저러한 이유로 수련을 게을리 해왔던 자신을 반성하고 좀더 수련을 열심히 하게 되었고, 이제서야 수련이 이런 거구나라는 느낌을 조금 갖게 되었습니다. 입도직후에, 수련에는 선한마음 밝은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법사님의 말씀을 듣고는 무심히 가슴에 새겼었는데, 이제서야 그 뜻을 알듯 합니다.

도장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가 생활하는 일상에서 평소에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가 참 중요한것 같습니다. 평소엔 상심과 걱정으로 자신을 괴롭히고 누군가를 미워하기도 하고 시기하다가 도장에 갔다고 해서 갑자기 밝은 마음, 착한 마음을 갖으려고 노력한다면 잘 안 되는 게 당연하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도장에 다니며 여러 법사님, 사범님, 수사님들을 뵈며 나도 저렇게 되었으면(뵙기만 해도 그분의 밝은 기운이 느껴지고 얼굴엔 나도 모르게 환한 미소를 짓게 되는 것)좋겠다 막연히 바라기만 했지 구체적으로 노력이 뒤따르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건강한 몸과 마음이 목표였지만 이젠 밝은 마음과 선한 마음을 지닌 올바른 사람이 되어 나의 밝음으로 주위를 환하게 밝힐 수 있는 진정한 수련인이 되는 것으로 조금 발전되었습니다.

이런 깨달음과 가르침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마음을 모아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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