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 잡기수련
이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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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수련원을 찾아와 어리둥절하고 어색하고 뻣뻣한 모습으로 수련을 시작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분 말씀대로 계란띠 승단이라고 하니 시간이 얼마간 흘렀나 봅니다.

수련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이렇게 살다가는 골골하다가 속절없이 죽을 것만 같아, 몸을 조금이나마 튼튼하게 좀 해볼 까 하고 생각하다가 마음이 이끄는대로 오다보니 우리 수련원을 찾게 되었답니다. 처음 수련을 시작하는 목적을 첫째가 건강회복 두번째는 좀 있어 보이는 걸 찾다보니 마음의 평화라고 적었지요.

준비운동 시간은 왜 이리 어렵고 길기만 하던 지, 사범님은 움직이는 곳에 따듯한 마음을 보내며 정성스럽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라고 하시지만 한동작 한동작이 따라하기도 바쁘고 마음만큼 따라오지 못하는 몸을 바라보면 한심하기만 하였답니다.
그래도 지금은 굳은 몸에 대하여 지난 날 제가 행한 못된 행태에 대하여 미안한 마음도 보내고 지금까지 크게 아프지도 상하지도 않은 몸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도 보냅니다. 시간이 흘러 편협하고 돌처럼 굳은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불평 한마디 없이 수고하는 몸에 대하여 지극한 감사의 마음을 가진다면, 이에 따라 제 몸도 버들가지처럼 부드러워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준비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누워서 하는 입문호흡 시간은 일단 누워서 하니까 편하기도 하고하여 그저 눈 감고 사범님이 시키는 대로 아름다운 것들과 행복한 것들을 생각하며 편안하게 누워 있었답니다.
그러면서 중기단법 전편 행공을 하나하나 배우고, 행공을 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알고 있었던 제가 생각보다 형편없고 무서운 마음과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겸손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속에서 무섭게 치솟아 오르는 교만 때문에 한동안 고생 하였답니다. 사람에 대한 미움과 증오는 어느 정도인지 감도 오지 않을 정도로 밀려오기도 하고, 무슨 욕심과 욕망과 분별심은 이리 많은지!!!!! 따뜻한 우주의 품안에 안겨있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임하라고 국선도 강해에서 도종사님이 말씀하시데도 불구하고, 행공시간은 전쟁과도 같았답니다. 한동안 길거리에서 유행했던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두더지럼 튀어나오는 잡념을 두두려 패는 마음으로 행공을 하였답니다.

이제 일상속에서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저의 손길과 몸에 깃들어지고, 끝없이 이어지는 욕심과 욕망을 조금씩 버리고 가면 마음의 평화와 함께 국선도 수련이 행복할 것이라고 믿으면서,
수련을 시작하여 제 마음과 몸과 정신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으로 안내하여 주신 원장님과 사범님, 수사님, 선배 도반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제목을 두더지 잡기라고 표현하여 죄송합니다. 재주가 없어 마땅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더군요. 삼라만상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과 학대가 사라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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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범 2006-08-27 15:53:14
끝없이 올라오는 나의 욕구를
끝없이 죽여가는 고통 이라고 할수있고
고뇌라고도 할수있는 그런 시간을 통해
굳은 몸과 마음을 풀고
우주의식과 하나돠는 수련을 통해
진정한 삶의 지표가 되시길 바랍니다.
축하합니다.^^
신춘순 2006-08-31 00:42:48
어떤 문의도없이 등록 먼저 해놓으시고 한~열흘?이 되도록
안나오셔서 참 특이하신^^분이다 생각했는데,역시 수련의
정도가 다르시네요. 사람은 다 각기 다른 영성을 갖고 이 생에
온다는데...뵙기에도 정말 선하시고 맑으신 분 인것 같습니다.
학교에서는 공부 잘 하면 월반하는데, 도장에서는 월띠? 없나요?^^ 승단 축하드립니다!!!
이정수 2006-09-01 13:06:16
자주 뵙지 못해 아쉽네요.
시간되시면 아침, 저녁에도 들러보시지요.
승단 축하드립니다.
정구진 2006-09-02 09:45:33
도반님의 첫 승단띠를 제가 매어드리고 싶었는데
참석못해 죄송합니다.
승단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원장 2006-09-03 11:49:58
우렁찬 승단구령이 지도의 보람을 갖게 해줍니다.
나를 비우고 참나를 찾아가는 기쁨을 단전 깊이 내리며
크게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귀중한 중기후편 과정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한희수 2006-09-07 22:02:36
힘들게 두더지 잡지 마세요.
다 풀어두면 산속으로 도망 갈 것이 분명합니다 ㅋㅋ
승단을 축하합니다~^^
김부연 2006-09-08 18:04:03
항상 밝고 편안한 모습이셔서 전쟁 중이었다고
상상도 못했어요.
그런데 그 두더지 잘 안 사라지더라구요
두더지와 친구 해 보심이 어떨런지......
승단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