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후편 수련을 준비하며
박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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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10년전인 1995년 바쁜 생활속에서의 건강관리를 위해 종로 3가에 있는 국선도 도장에 입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그냥 건강에 좋은 운동이라고만 생각하여 시작했기 때문에 약 6개월간의 수련 기간중 출석 일자가 채 1/3도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새벽 시간에 수련하고 출근하면 몸이 가볍고 경쾌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이거 정말 좋은 건강 운동이구나 하며 느낄 수 있을 정도였는데 그해 8월 직장에서 해외 연수 발령을 받아 해외생활을 하게 되었고, 그후 본부근무와 해외근무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덧 나이가 50세를 넘어서고 있었다. 옛날 선배님들로부터 여러 차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으나, 나하고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여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일들이 차츰 나타나기 시작했다. 3년전부터 책이나 신문을 보는데 글씨가 아른아른거리며 잘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른 바 노안이 시작되었던 것이었다. 또 한가지는 직장생활 관계 등으로 인해 젊어서부터 술자리를 자주 갖게 되는 편이었는데 전에는 아무리 술을 마셔도 정신을 잃거나 하는 일이 없었는데 얼마전부터는 과거 술버릇대로 마셔대다 보면 그 다음날 숙취의 고통외에 전날 술자리에 대한 기억이 없는 현상(이른바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나타나곤 하는 등 걱정스런 모습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내딴에는 열심히 노력한다고 살아왔는데 몸과 기력이 슬슬 소진되어 가고 있으며, 이른바 늙고 병들어 가는 길로 접어든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되었다. 차라리 10년전 그렇게 소망했던 해외연수를 가지 않고 국선도의 길을 꾸준히 걸었다면 지금은 보다 나은 나의 모습을 갖추지 않았겠느냐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더 이상 객기나 시행착오가 용납될 수 없다는 생각에 작년 10.10 분당 양지 수련원에 수련을 신청하였다. 역시 수련을 시작해보니 몸과 마음이 10년전에 비해 무척이나 많이 굳어 있었다. 간단한 동작도 잘 되지 않았고 수련시마다 머리에는 많은 잡념이 생겨나곤 했다. 10년전에 비해 달라진 점이라고는 보다 절실해진 마음가짐이었다. 이제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이대로 가면 몸과 마음이 무너지고 늙고 병들어 가는 길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절실함이었다. 수련을 시작하기 전에는 매일 매일 피곤한 상태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급적 저녁 술자리를 피할려고 했고 하는 수 없이 저녁 술자리를 가졌을 때는 그다음날 생활이 너무나 힘들었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이번 국선도 수련을 시작하고 부터는 피로감이 별로 없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튼 수련을 시작하고 나서 이번 겨울 추위에 감기 한번 걸리지 않고 한국 특유의 연말 모임 등에서 잦은 음주(이따금 폭음)에도 불구하고 건강을 상하지 않고 무사히 건너온 것을 정말 다행이라 생각하며, 국선도에 정말 감사드리고 싶다. 수련기간중 특이한 신체 변화로는 배변 기능이 활성화되는 것 같았으며 이전에는 1~2일에 한번 정도 배변을 하였으나, 국선도를 시작하고 나서 2개월쯤 지나자 배변을 하루에 한차례 이상 하게 되었으며, 최근에는 하루 4차례나 배변을 본 적이 있었다. 승단심사에는 관심이 없이 그날 그날 원장님과 선배 도반님들의 지도에 따라가기만에 급급해 하는 나에게 원장님께서 중기후편 승단심사 받을 준비를 하라는 말씀이 계셨다. 아직 준비가 부족하지만 지금까지의 수동적인 수련 모습대신 보다 능동적으로 수련에 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은 나에게 그간 원장님과 사범님, 여러 선배 도반님들께서 베풀어 주신 따뜻한 관심과 격려, 지도에 대해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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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2006-03-02 15:35:06
국선도와의 소중한 인연은 하늘의 뜻이 있습니다.
자신이 어떻게 받아 드리는가에 따라 자신의 운명이 달라집니다. 중기후편과정을 통하여 국선도와의 소중한 인연을 꽃피워 보시길 기원합니다.
이정수 2006-03-03 23:04:20
매일아침 잠시라도 뵐수있어서 참 좋습니다.
갈수록 점점 재미있어집니다.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건곤단법까지는 그랬습니다.
오래오래 뵐수 있기를 바랍니다.
승단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