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중편 벌판으로 나아가며
김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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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병술년 춘삼월, 양지말 초림골에 사는 草友書生이 초보원기를 터득하여 승차한다는 소문이 나서 하늘사람이 찾아가 탐문하였는데 그 서생 미미하기가 제주골 초막지붕 굼벵이가 제격이라, 그래도 선계의 후일 위해 모든 걸 기록하는 국선도의 관행 따라 몇 자 적어 둔 게 오늘에 전해오네.

I

이 서생이 원기를 쬐금 회복하여 꼼지락거릴만한 기운이나마 얻은 곳을 우선 볼작시면, 지구촌 금수강산에 자리한 자그마한 첨단마을, 이름하여 분당이라. 당시엔 살기 좋다 천당위에 분당이라 스스로들 호명하여 주변의 부러움과 시세움 한꺼번에 받았었지. 그 중에서도 양지말 귀퉁이에 아담한 오층집. 그곳이 초우서생 기 살려준 하늘사람진리의 도량이라오. 주변의 큰 건물들이 찬 기운 비바람 막아주듯 우뚝우뚝 서있는 가운데 오층집의 꼭대기가 그곳이라. 묘하게도 속세의 물질과 건강 지킴이들이 도량을 받쳐주고, 양 옆으로 하나님 성전, 한울과 임마누엘, 온 세상에 진리가 가득하도다. 하늘사람 천상음률 속에 읊조리며 돌아보네.

집안으로 들어가 도량 찾아 올라가니
풍수지리 어두워도 하늘기운 기둥되어
금빛으로 쏟아진줄 어찌 아니 모르리오
천상의 율려운률 도량을 감싸흘러
맑고 고운 현묘천기 하늘사람 기다리네

태극기와 국선도기 화합하며 자리잡고
국선도의 가르침 푯대되어 우뚝 섰네
도인의 열린 단전 본받으라 자랑하고
도움되는 심오한 글 여기저기 미소짓고
도량의 나그네들 성명삼자 걸려있네

어허라 이분들이 도량의 기둥될 사
자세히 들여다보니 초우서생 여기 있네
수많은 구도자들 함께하는 도반들과
초우서생 원기회복 어우러져 나아가네

뒤로 돌아 감아드니 포근 아늑 분위기라
우전세작 맑은 차향 행주정성 가득하네
마음 정성 봉사 원훈 산실이 이웃하고
스승님들 향기 그윽 믿음 사랑 분위기라

이 좋은 도량에서 밝받는 복받는 이
그 무엇이 부러울까 천국이 여기인 걸
큰 사랑 대자대비 하늘밝도 닦는 이들
속세만인 구하는 바 이 공간에 가득 찼다

II

초우서생의 성명삼자를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그 사람의 수련 내력이 상세히 떠오르고 초보원기 회복해온 이태 남짓이 파노라마 그림으로 순식간에 펼쳐진다. 기축년 섣달에 태어나 이제 또다른 기축을 서너해 남길 정도로 한참을 살았는데 아직도 철들 날이 언제일지 잡히지가 않을 정도라. 그래도 이제 스스로 축생은 벗어나야 하는데 하는 초발심 정도 갖는 것이 대견하고 고마울 뿐. 이 정도 된 것도 네 해전 임오년 사월에 운 좋게 하늘사람진리의 양지말 도량에 와, 맑은 소리 귀로 듣고 좋은 기운 몸으로 받은 결과라고 파노라마에 그려져 있네. 하지만 이 사람이 두어 해전 원기로 승차하여 지금까지 오는 과정이 그리 순탄치는 않았던 듯 군데군데 얼룩지고 딱지 앉았네. 이제 그 과정을 함께 보세나.

1
갑신 정월 초하루 원기수련 시작할 제
중기건곤 수련결과 보잘 것이 없사온 즉
한 단계위 오르기가 아주 많이 두려워서
심장이 벌렁벌렁 간덩이가 콩알만
다들 하는 정례승차 나라고 못할소냐
큰 맘 먹고 눈 딱 감고 띠를 바꿔 매었는데
그러면 그렇지요 여섯 달을 못 넘기네
허리께가 우두둑 다리가 후들후들
부러진 듯 에이는 듯 난생 처음 겪는 통증
무리 과욕 결과인 줄 알면서도 시치미 뚝
몸 낡았다 탓도 하고 조상님도 욕먹이고
중얼중얼 수련 빠져 육개월을 허송세월

2
깊고 질긴 하늘인연 양지도인 정성으로
을유 정초 마음가짐 도량수련 다시 하네
엉거주춤 굳은 표정 처음처럼 다짐하고
사성제를 되뇌이며 십이인연 끊어내고
인과응보 벗어나서 바라노니 열반적정
중기전편 시작하니 새로운 듯 반가운 듯
몸과 맘이 화답하고 불편경직 눈녹는 듯
중기후편 징검다리 건곤성님 환영하네
평상심에 복습하고 산과 들판 내달으니
남은 통증 사라지고 눈꺼풀이 열리누나
초보원기 다시 드니 겁이 나고 긴장되어
수개월간 풀어낸 것 무화될까 조마조마

3
욕심잡것 다 버리고 자연에 내맡기고
환웅단군 비거비경 청원청화 도선사님
미천하나 받았으면 알뜰살뜰 걷워주오
버리는 것 도와주고 평상심도 잡아주고
낡고 찌든 후생이지만 어여쁘다 쓰다듬고
호흡줄기 고루 세워 가상하다 끌어주소
이왕에 들어온 길 성명쌍수 연신환허
그릇이 부족하여 진성찾기 어려워도
길 찾아 길을 가다 길 위에서 길 되려니
지초향초 좋지만은 국선초를 찾으려고
하늘길 연 모든 분께 기원하고 간구하네

4
정성 부족 게으름에 온갖 잡념 마구니라
버리고 가얄 텐데 여전히 가득 그득
어찌 할꼬 이 노릇을 한탄하다 문득 일갈
내 탓이오 내 탓이라 아직도 무명천지
질긴 인연 순식간에 무자르 듯 어렵지만
정신일도 하사불성 화중연화 일심간구
기도하고 발원하면 한줄기 빛 이어지리
평온 항심 경건함에 하심 구도 수련 중에
거북이가 엉금엉금 청초만화 눈앞 만개
지나가는 허상인 줄 들어알고 있었지만
마음 기분 부풀부풀 잔상 잃기 아쉽구나

5
통증 전과 비교하여 버린 정도 나아진 듯
욕심덜고 편한 마음 만인행복 찾아가리
좌골통증 심신충격 돌이켜 생각하니
의미있는 하늘조화 엎드려 감읍하네
욕심 걷고 자만 버려 참구마음 옳게 세워
일구월심 영원 추구 나아가라 이르시네

6
이제야 시작일세 이제사 출발일세
아직도 못다 버린 오욕칠정 어찌 하나
굳게 먹고 나아가리 원기중편 벌판으로
양지도량 스승도반 줄백 믿고 감사하며

list
원장 2006-03-02 15:46:53
원기과정은 자신을 얼마나 하늘의 품에 맡기느냐에 따라 고행의 정도가 자신에게 다가옵니다.
체험해보신 것처럼 국선도 수련은 실제적인 것입니다.
원기중편과정을 통하여 진정한 하늘의 품속에서 하늘의 사랑을 받아드리고 세상에 펼쳐나가는 귀한 시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정사범 2006-03-02 17:29:53
구구절절 겪으신 고행
해드리고 싶은말은 몸보다 마음으로 겪으셔야 할일들이
더 기다리고 있을지모릅니다.
그러면 그러려니
스승님 바지가랑 꽉 부여잡고 절대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정수 2006-03-03 23:13:09
혹시 시인이십니까 ?
가끔 뵙기만 했는데,
말씀도 듣고 한수 배우기도 할수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승단 축하드립니다.
정택수 2006-03-05 20:42:24
와~~~~
음~~~~
흡!!!!!!!

권지태 2006-03-07 16:46:52
승단을 축하합니다.
용맹정진하시는 모습
정말 보기 좋습니다.
우희자 2006-03-07 17:01:00
원기 중편 승단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더욱 몸건강, 마음건강, 정신건강 하셔서
모두 하나 되십시요.
조막내 2006-03-08 18: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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