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은 가고...
이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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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곤단법을 수련하면서 참 궁금한 점도 많았고 몸과 마음의 변화도 많았던 것 같은데, 막상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별로 할말이 없는 것 같다.
행공을 하다 보면 허리, 어깨 등에 좀 무리가 올 때도 있었으나, 아직도 잘 풀어지지 않은 고관절에 신경 쓰다 보니 골반부분이 좀 뻐근한 것 말고는 몸도 많이 유연해진 것 같고, 처음에는 꽤나 부담스럽던 준비운동 구령도 생활강사 교육을 받은 후 계속 반복하다 보니 이제 비교적 편안해졌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변화가 많았던 것은 마음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본래 예민한 성격이었고 세상걱정을 도맡아 하는 스타일이었지만, 사람들이 걱정하는 일들의 90%는 일어나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고부터, 아니, 국선도 수련을 하고 나서는 마음에서 걱정이 사라졌다. 심지어는 그렇게 속 편한 사람이 왜 살은 못 찌냐는 말을 듣기도 한다.
사실 궁금한 점이 많을 때는 고민도 많았다. 호흡의 정석을 알고싶어 책을 읽고 실천해보기를 반복했으나 호흡은 그때마다 달라져야 했고, 다른 도반님들의 수련의 상태가 알고싶어도 잘 말해주는 이도 없어 미루어 짐작해야 했고, 수련진도에 따른 심신의 변화나 현상들이 참 궁금했으나 그건 그렇게 말로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수련하면서 체험하는 거라 했다. 그래도 관련서적을 읽고, 수련 후 다도시간의 질문과 대화 등을 통해 궁금증들이 많이 해소되었고, 특히 생활강사 수련과 도장에서의 도반 전체수련회 등은 그러한 궁금증들을 정리하고 넘어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몸과 마음을 다 내려놓고 심신이 이완된 상태에서 편안히 호흡하는 것이, 세세흡입(細細吸入)하고 세세호출(細細呼出)하려고 조심조심 호흡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부드러운 호흡이 되는 것을 체험해보고는, ‘모든 것이 저절로 되게 하라’는 등의 늘 선문답같이 들리던 원장님의 말씀이 좀 이해될 듯도 하고, 그냥 그렇게 꾸준히 수련하면 좋아질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를 해본다.
사실 처음에 수련할 때는 빨간띠(원기단법)가 되면 상당한 경지에 이를 것으로 생각했고 빨간띠가 수련의 목표였으나, 정작 원기단법 승단을 할 때가 되어보니 이제야 수련을 제대로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우연히 시작된 국선도와의 인연이 이제는 필연처럼 와 닿는다. 그래도 점점 허전해져가는 후반기 인생에 또 하나의 동반자를 만났다는 건 여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늘 다정하게 지도해주시는 원장님과 사범님들 그리고 함께 수련하는 모든 도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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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2006-03-01 12:01:49
축하드립니다.
가야할 길을 바로 보시고
가는법을 바로 보셨으니
원기단법과정을 통하여 쉼없이 꾸준히
공부해 나가시길 기원합니다.
정사범 2006-03-02 18:08:31
.가장 멋진님을 만난것 같습니다.
그님과 평생 함께해도 결코 후회 하지않으실겁니다
신춘순 2006-03-02 22:35:03
그 어려운 마음의 변화를 가지셨으니
수련을 제일 잘 하시는 것 같습니다.
'믿음'과 '확신'을 가지시고 더욱 양지품에 안겨보세요...
이도반님! 원기승단을 축하 드립니다!!!
정택수 2006-03-05 20:33:07
늘 마음깊이 감사 드립니다.
수련원문을 열고 들어설때 그분의 조용한 웃음은 언제나 저의 던던한 마음의 지주인것 같습니다. 우리 항상 행복 합시다.
함께 손잡고 편안하게 그냥 그렇게 지긋이 눈감고 입가에 웃음을 머금어며 그냥 그렇게 함께 합시다. 축하 드립니다.
박사범 2006-03-07 14:43:05
강물은 굽이 굽이 가면서 주변 농토를 부옥하게 해 준다잖아요
답답하고 힘들었던 만큼 남에서 배풀수 있는 마음의 여유로움으로 발전되어져 가는 이정수 도반님 보기 좋습니다
우희자 2006-03-07 16:49:07
이도반님! 원기 승단 축하드립니다.
깊은 수련을 통하여 더 고요하고, 편안하고, 자유롭고,사랑하고......
하늘처럼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