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운동입니다! - dgchung 2002-06-17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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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운동을 해야겠다는 새해의 계획으로 시작된 국선도와의 인연이 벌써 5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집 주위에서 가끔 광고물도 보았고, 직장 동료 중에 국선도를 수련하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부추김을 당하기도 하였고, 게다가 마침 겨울이라서 야외 종목을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는 비교적 수월하게 국선도를 선택하게 되었다. 우연!
운동 내지 스포츠 차원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나에게 있어서 국선도는 한동안 >좋은 체조< 이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정기적인 운동을 못하던 상황에서 이 >좋은 체조<는 그런 대로 할만한 운동이었고, 하루 종일 지치고 긴장된 몸을 유연하게 풀어주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바쁘고 힘든 하루를 보냈을 경우 일과 후 운동은 생략하고 일찍 귀가하여 휴식을 취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이 체조의 경우는 달랐다. 특히 몸이 힘들 때 이 체조의 효과는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친 몸이 가벼워졌고 상쾌했다. 이 정도면 국선도를 좋은 운동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국선도에 이 이상의 무엇이 있다는 것은 수련장에 나오는 횟수가 반복되면서 곧 느끼게 되었다. 누가 설명하거나 가르쳐주지 않아도 도장의 분위기나 회원분들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체조 이상의 무엇이 자연스럽게 풍기고 있었던 것이다. 마음!
이것은 무엇을 달성하고야 말겠다는 목표지향적 열정이 아니라 아주 평화로운 것이고, 무엇을 얻고자 하는 개인적 욕심이 아니라 아주 너그러운 것이라고 느꼈다. 따라서 수련장에나오면서 하나씩 접하게 된 호흡법이니 행공이니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요 수단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동안 몸에서 커다란 변화를 느낀 것은 없고, 나와서 수련을 하고 나면 몸이 가볍다는 느낌을 자주 갖게 된다. 이것이 가장 즐거운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집에 들어갈 때 집을 나설 때와 같은 기분이라면, 국선도를 좋은 운동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글은 언제나 다소 과장되는 바가 있게 마련이고, 미숙한 생각은 나중에 마음을 부끄럽게 한다고 생각한다. 간략한 수련기를 적으면서 반드시 언급해야 할 것은 그동안 따뜻하게 대해 주신 여러분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이다. 인사법부터 마음 하나하나를 놀라운 인내심으로 이끌어주신 원장님 그리고 사범님, 과문한 탓에 말도 안되는 질문을 해도 웃으면서 설명해주신 산수회 회장님과 도반회장님을 비롯한 여러 선배 회원님의 도움으로 중기단법 전편을 수련했다. 다시한번 감사를 드리고, 이 분들의 훌륭한 가르침을 아직도 온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게으름 때문이다. 계속해서 정진하고 먼지만큼의 지식이라도 나누는 것이 이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상기하면서, 오늘 저녁에도 집사람 말대로 '도 닦으러' 가야겠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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