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신선이 될 수 있을까 ?
이정수
663
대우주의 생명의 기운을 받아들여 내 몸에 기를 쌓고 이를 유통시켜 심신이 강건해지며, 대자연과 합일하여 그 순리를 깨달아 주위를 밝게 하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의황선사 박월남님은 그의 저서 ‘국선도(단전호흡)’의 맺는말에서 ‘국선도에 성공하면 신선이 되고, 신선이 못되어도 건강은 남는다.’고 했다. 나도 신선이 될 수 있을까?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 계획하여 20여년의 직장생활을 정리하였지만, 상황은 처음부터 계획대로 돌아가지 않았고 새로운 인생은 바닥을 확인하나 싶도록 극히 불안정한 출발을 보였다. 이러한 내 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해 고민한 결과 가장 먼저 찾은 곳이 지난 2000년 초에 입문하여 약8개월정도 수련하다가 지방근무로 인해 부득이 중단했던 국선도 양지수련원 이었다.
특별히 몸이 아팠던 것도 아니고 예전에 수련의 경험도 있었기에 수련에는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다소 무리한 동작으로 허리에 통증이 오고, 토하는 숨에 자꾸 허리가 구부려지기도 하였으나, 꼬리뼈에 의념을 집중하고 의식을 밑으로 밑으로 내리면서 구부려지던 허리가 곧게 펴지고 다른 동작에서도 허리를 곧게 펴게 되면서 몸은 다시 편안하게 되었다. 이제는 준비운동, 정리운동, 행공과 여러가지 외공법 동작들을 이해하게 되고, 의념과 호흡과 동작을 일체화시키려 노력하면서 수련이 대체적으로 편안해지고 있다.
그리고, 수련뿐 아니라 수련시간 후의 다도시간, 해장국집에서의 토요일 아침 도반모임, 때때로 하는 도반님들과의 등반모임 등은 불안정해졌던 생활과 마음을 급속히 안정화시켜 주었다. 하루하루 이어지는 수련과 선배 도반님들의 생활모습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고 희망을 보았으며, 울타리 안에서 보았던 사회의 모습을 다시 보면서 계획했던 일들을 다시 한번 검토해 볼 수 있었다.
이제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시간적인 공백은 오히려 앞으로 내 인생의 폭과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로 활용하여 새로운 일들을 위한 학습, 독서, 취미생활, 그리고 4~5년 떨어져 살던 가족들과의 생활의 재발견 등을 위해 알차게 쓰고 있다. 아직은 기를 받아들여 운기 시키고 자연과 일체가 된다든지 하는 도를 통하는 일들은 잘 모르겠으나 수련을 잘 하면 최소한 건강은 남는다니 세상 어느 일 보다도 좋은 일 아니겠는가? 깊은 산속에 들어가 수련에 전념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나, 속세에 맺어놓은 인연이 많은지라 그러기는 어렵겠고, 건곤단법까지는 수련에 더 집중하고, 일을 더 준비한 후에 새로운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할까 생각한다. 국선도 빨간띠 쯤 되면 뭇사람들도 존경하고 우러러보며 세상일의 운용에도 원활해지지 않을까?
하루하루 이끌어주시는 원장님과 도반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list
원장 2005-08-26 18:13:23
승단을 축하드립니다.
수련의 오랜공백을 딛고 정진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수련은 신선이 되기위함도 아니고 위대한 사람이되기위함도 아닙니다. 그져 자기자신을 되돌아보며 깨우쳐가는가운데 이웃과 함께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소박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웃을 배려하고 겸손해지는 기쁨속에서 수련의 참맛을 찾아갑니다.
건곤수련과정을 통하여 수련의 참맛이 배가 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