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변화사항
전학수
773
우연한 기회에 불곡산에서 국선도 수련 시범을 처음으로 맛보았고 약 6개월간의 공백을 거쳐 양지 수련 원에 등록한지 벌써 6개월이 지나 이렇게 승단을 하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다. 그 동안 아침 일찍 일어나 도장에 나오려고 노력을 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국선도의 깊이를 이해하는 것이 점점 어렵다는 점을 느끼며 앞으로 더 많은 수련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중기 단 법 전편을 마치고 후편을 시작하게 되면서 과거의 나에 비해 그 동안 변화된 사항이 어떤 것들이 있었는가 되돌아 보고 발전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

첫째, 멋 모르고 시작했던 호흡이 처음에는 무척 거칠고 답답하며 때로는 호흡하고 나면 오히려 머리가 아프고 피곤함을 느낀 적도 있었는데 이제 겨우 초보 단계는 넘어선 듯하다. 하지만 아직도 내 숨소리를 내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호흡은 여전히 거칠기 만하다. 평상시에도 사무실에서나 집에서나 혹은 차 안에서도 가능하면 호흡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행공 시에 잡념이 끊이지 않는다.억지로 호흡만을 잘 하려고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배웠다. 자세보다는 호흡에, 호흡 보다는 의념에 집중하라는 행공의 진정한 원리를 깨닫고 자연스런 호흡이 이루어지는 날이 올 것을 기대해본다. 원장님이 항상 강조하시듯 살아 숨쉬는 것 조차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때 진정한 호흡이 무엇인지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둘째, 수련을 시작하고 난후 과거의 아프고 불편했던 부분에 통증이 와서 괴로움을 몇 차례 경험하게 됐다. 오래 전에 허리를 다친 경험이 있어 허리 사용을 자제해 왔었는데 수련 시작 후 한 달여 지날 즈음 허리 통증으로 인해 수련이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과거처럼 한약을 먹을까 하다가 그냥 참고 견디기로 결심하고 수련을 계속하여 약 1주일이 지나고 나니 말끔해 졌다. 허리 통증을 경험하면서 그 동안 나의 자세가 얼마나 불량했었는가를 깨닫게 되었고 이후에 자세를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구나. 오랫동안 굳어진 자세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더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직도 준비운동 할때나 행공시에 몸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 때가 많다. 특히 다리를 벌리는 동작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내 마음이 편협하여 그런가보다 생각하면서 좀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질수 있도록 다짐해 본다.

셋째, 예전보다 조급함이 사라지고 마음에 여유를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좀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화도 내지 말고 좋은 말만 하려고 다짐해보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화를 내버렸고 또한 불순한 마음을 가지는 것은 여전하다. 하지만 화를 내도 금방 후회하고 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버릇이 생겼다. 주변환경이나 개인적인 여건이 과거에 비해 많은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있음은 국선도의 도움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귀찮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며 여러면에서 부족함을 느낀다. 단지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정심,정시,정각,정도,정행의 5행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할 뿐이다.

그동안 사랑을 베풀어주신 원장님을 비롯하여 선배 도반님들 그리고 형제 도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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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2004-12-15 16:05:50
먼길을 가는데 옳바르게 가야할 방향을 잡는것은 커다란 축복입니다. 자신을 되돌아 보게됨으로 자신의 호흡과 잠시나마
흐트러졌던 마음을 골라봅니다.
기쁘게 받아드려보고 감사함을 나누는 중기후편의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