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교육 후기
윤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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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교육후기 및 그동안의 수련기

이번 2023년 상반기 수사 교육과정으로 저로써는 천선원에 첫 대면교육을 다녀왔습니다. 봄날에 가서 그런지 구절산에 활짝 핀 꽃들도 축하해주는 듯 했습니다. 비록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풀타임 국선도가 무엇인지 잠깐이나마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해왔던 국선도는 파트타임, 아니 알바식 국선도이었는듯 합니다.

평온과 자연에서 보낸 시간은 생활 자체가 수련이었습니다. 디톡스 채식 식단과, 보기드문 별밤, 그리고 그 아래에서의 고요한 취침. 바로 실감할 수 있는 천선원의 메리트인 듯 합니다.

이번 교육 프로그램에서 정확한 지도와 생활기체조(서서 앉아서 하는 준비운동)는 물론, 전직 교수 되시는 법사님들의 다양한 이론 강의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역리학 기반인) 행공 동작 하나하나에 자연의 흐름 상태가 단계별로 담겨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과정에서 배운것들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몸도 수련을 못한다'가 되겠습니다.

상단전의 생각을 비우고, 중단전의 마음을 비워야만, 하단전에서 에너지가 더 쌓입니다. 한의학적으로 보았을때는 12경락이 다 풀려 호흡도 임맥유통도 원활히 됩니다. 양의학적으로는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사라지며 중추신경계가 재역활인 생성 기능을 합니다.

여기에 제가 생각해온 바를 몇마디 덧붙히자면, 모든 생명체는 자신에게 이로운 상태가 되었을시 기분 좋은 호르몬이 분비되게 되어있습니다. 일종의 보상형 feedback loop이죠. 꽃을 피우게하는 나무의 식물호르몬이나, 사랑을 느끼게하는 동물의 옥시토신이나, 모든 생명체는 기분 좋은(feel-good) 호르몬을 추구하고 추구하여야만 살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인간 포함 모든 동물이 느끼는 감정은 사실 이러한 신체내 정보전달기능을 하는 화학물질 반응에 불가하지요. 그러나 더 근원적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화학물질이 분비되기 위해서는 애초에 그러한 환경적 및 행동적 조건이 맞춰져야만 합니다.

예를들어 밤이 어두워지면 뇌는 취침에 도움되는 멜라토닌을 분비합니다 (취침전 가시광선의 최단파인 파란빛 섞인 화면을 계속 쌔면 잠이 잘 안오는 이유겠죠). 대낮에 밝은 햇빛을 더 쌔어야 밤에 멜라토닌이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렇게 모든 호르몬은 처한 상황 및 상태로 부터 오는 것 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았을시에 중추신경계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제빨리 반응하기 위한 호르몬만 계속 분비 합니다. 현대사회는 스트레스를 발전(기) 원동력으로 삼기에 본인이 스트레스에 쌓여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전혀 없어야만 중추신경계는 자기의 본래 임무인 재생성, 힐링 역할을 하며 성장호르몬 및 각종 이로운 천연 호르몬을 분비 합니다.

도파민, 엔돌핀, 옥시토신, 카나비노이드 등 다양한 feel-good 호르몬 및 neuro-transmitter들이 분비되면 기분이 좋아질 수 밖에 없으며, 그러한 상태를 더 추구하게 됩니다 (얼마나 feel-good이면 인조적으로라도 비슷하게 제조하여 암시장에서 내다팔겠습니까...). 그러나 이 모든 성분은 이미 자연적으로 인체 내에서 생성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심신이 안정된 상태에서만 제일 많이 분비됩니다.

심신이 안정되려면 우선 뇌파가 안정의 상태인 알파파에 도달하여야 합니다. 생각을 다 내려놓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즉 무념의 상태, 빈마음의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다시 요약해보자면 1) 기분좋은 호르몬은 본인이 이로운 상황에 처했을때 나오는것이고, 2) 제일 많이 나올때는 심신이 안정된 상태이고 3) 제일 안정된 상태는 무념인 알파파의 상태, 즉 빈마음의 상태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생물학적으로 보아도 인간에게 제일 이로운 상태는 빈마음의 상태인 것입니다.

인간은 수련하라고 태어난 동물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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