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없이 계속되던 업무가 4월에 거의 마무리되었고 내부적인 업무조정까지 마치면서, 5월에 들어서는 모처럼 한가로운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숙제를 하듯, 시험을 치르듯, 해야하는 일들에 매달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들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참 열심히 살아왔지만 지금의 내 모습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여러가지 후회스러운 일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낯설게 느껴지는 최근의 변화로 인하여 앞날에 대한 막연한 불안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여유가 생기면서 오히려 잡스러운 생각이 많아지고 밤잠을 설치는 날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제 인생의 적절한 시점에 찾아온 여유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무얼할까? 고민하다가 오래전부터 국선도를 하고 있다는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 다음날 양지수련원을 찾아가 등록하였습니다.

국선도수련을 시작한지 3개월째에 접어들면서 8월초에 첫번째 승단을 하게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제 자신을 되돌아 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아주 건강해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더위에 지쳐 시들했던 꽃들이 물기를 받아 생기를 되찾은 것 처럼, 제 몸속의 세포 하나 하나가 건강하게 되살아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마음이 편안해져서 깊은 잠을 자고 있습니다.

국선도를 하고나서부터 밤에 잠을 잘 때 호흡이 길어지고 편안해졌다고 제 아내도 저에게 말해주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용서"라는 제목의 마음나누기를 통하여 "자신을 용서해야 남을 용서할 수 있는 것이니 먼저 자신의 실수와 실패, 아둔함을 용서합시다"라는 말씀을 들려주셨는데, 자신을 용서하는 일은 저에게 꼭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저에게 주어진 여건인 환경과 형편에 감사하라"는 말씀을 되새기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어가고 있습니다.

단전호흡을 통하여 마음을 비우고,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다면 생각이나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참되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되도록 수련을 계속해 나가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동안 세심하게 배려해주시고 도와주신 원장님과 선배, 동료 도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국선도를 오래도록 계속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성숙해 질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