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관심은 있었으나 시간제약으로 인해 미루어왔던 국선도 수련을 약 4개월 전부터 시작했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나이가 들면서 많은 신체적 제약을 겪게 되었고 수년간 병원출입을 해보았지만 쉽사리 개선되지 못하던 차에 과감히 병원치료를 중단하고 국선도 수련을 시도해 보기로 한 것이었다.
그런데 노령으로 인해 다른 수련자들처럼 준비체조나 마무리체조를 제대로 따라 하기가 용이치 않아 나름대로 마음이 쓰였다. 그러나, 되는 만큼만 무리하지 말고 따라 하되, 자기 기준으로 개선되는 과정을 즐기라는 원장님의 격려로 열심히 수련장을 찾았다. 그리고 신체적 단련으로 유연성이 증대되고 병원신세를 더 이상 지지 않고도 현상유지가 가능해지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성과는 가히 가시적이다.
상대적으로 내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수련은 단전호흡 및 명상부문이었다. 어둠 속에 진행되니 불안전한 자세나마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집중할 수 있었고 또 일상의 번거로움으로부터 벗어나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또 한가지의 길을 찾았다는 깨달음에서 큰 기쁨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틈틈이 국선도 강해를 읽어가며 호흡의 단계를 나름대로 높혀 가보기도 하였다. 배로 호흡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힘으로 배를 앞뒤로 움직이려고 발버둥치던 단계에서 어느덧 복식호흡을 자연스럽고 리드미컬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과정에서 기운이 관원혈과 명문 사이에서 달팽이 모양으로 관성에 따라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경험까지 할 수 있게 되었고 심지어는 항문의 수축까지 호흡과정과 연계시킬 수 있게 되면서 일종의 희열을 맛보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거실에서 TV를 보면서는 물론이고 전철을 타고 가는 도중 그리고 심지어는 등산하는 도중에도 단전호흡을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만큼의 진전을 이룩하게 되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신체적 유연성과 행동반경의 확대를 체험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호흡수련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평화로움을 찾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큰 보람이라 할 수 있다. 차후의 수련으로 과연 어떤 즐거움을 또 체험할 수 있을지 사뭇 기대가 된다.
그간 정성과 애정을 가지고 하나라도 더 자세히 그리고 올바로 깨우칠 수 있도록 인내를 가지고 지도해 주신 원장님과 사범님 그리고 강사님들께 감사 드리고 항상 친절히 맞아준 도반님들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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