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6개월전과 지금의 몸과 마음의 변화
김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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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에 승단한지 얼마 되지 않은 듯싶은데 벌써 6개월이 지나고 있다.


이번에도 승단심사를 받으며 지난 6개월 동안 성실히 수련 했는가 자문 해 보면서 많이 부족하고 흔들렸던 나 자신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하지만 대나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마디가 있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지난 6개월간 몸과 마음의 변화를 정리 해 보려한다.



지난 6개월 전과 비교하면 몸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6개월 전에는 준비운동을 하거나 정리운동을 할 때 너무 힘들었다.


특히 “손바닥 붙여서 가슴 좌우로 펴기”를 할 때나 “양발 옆으로 가지런히 하여 상체틀기”등을 할 때면 몸이 뻣뻣하고 움직이는 것이 마음대로 잘 되지 않았다.


다른 도반님들은 편안하게 하는 이 동작이 나에겐 너무도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 신음소리가 나오는데, 이를 악물고 참고 했다. 또한 뒤로 접은 발가락에 고통이 오며 빨리 이시간이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제일 편하고 좋은 준비운동은 “숨쉬기 운동”을 하는 것은 많이 하고 싶을 정도로 부담이 없고 몸이 편안해 지는 기분 좋은 운동이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국선도 강해를 읽어보니 내가 힘들어 하는 “손바닥 붙여서 가슴 좌우로 펴기”의 효과와 한의학적 견해에


효과 : 가슴답답, 기관지염,견비통,심폐기능강화


한의학적견해 : 가슴의 화기를 제거 할 뿐만 아니라 귀, 머리로 역상하는 기운을 제거하며, 또한 방광경까지 이어져 기운을 소통시켜 등과 허리까지 기운을 순환 고통하게 한다.


“양발 옆으로 가지런히 하여 상체 틀기”


효과 : 견비통, 목의 혈액순환 장애, 늑간 신경통, 요통


한의학적 견해 : 정신적 스트레스는 위장과 밀접하고 또한 간, 담경을 막아 옆구리와 가슴이 답답해진다. 심하면 목 뒤의 근육까지 굳는데 가슴을 열고 간, 담경을 자극해 막힌 기운을 풀어낸다.


지금 내가 치료받고 있는 공황장애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도반님들은 준비운동 정리운동을 하면서 “시원하다!”고 하시는데 나는 몇몇 동작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준비운동 정리운동 마치고 나면 잠시 누워 쉬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한편으로는 시원 시원하게 잘 하시는 도반님들이 부럽기도 하고, 내 몸이 어쩌다 이 지경 까지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1시간30분정도 수련하고 집에 돌아오면 돌아오자마자 그대로 한두시간 누워 있어야 기운을 회복할 정도로 몸이 경직되고 허약했었다.


6개월전 중기단법 후편을 시작하며 한달 이상 힘들어서 행공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하는데 별 무리가 없는 것 같다.


초기에는 준비운동이 너무 힘들어 행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누워있다 정리운동하고 돌아왔는데, 지금은 준비운동과 행공 정리운동 하는데 힘들지 않아 행공시 조금더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



또다른 한가지는 몸에 힘을 빼는 것이다.


지금도 머리로 이해하면서 몸으로 잘 옮기지 못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어렴풋이나마 힘을 뺀다는 것 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것 같다.


그전에도 현사님께서 지도하시면서 “몸에 힘을 빼세요!” 라고 자주 강조 하셨지만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고 흘려 들었다.


앞에서 지도하시는 지도자님이나 현사님께서 반복해서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는데 귀담아 듣고, 이해하려 하고, 자신의 몸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한것 같다.


주의 깊게 들어보면 같은 말씀이 되풀이 되고 있다.


새로운 말씀이 아니라 요지는 전과 동일한데 거기에 살이 덧붙여지는 말씀이다.


수련중 하시는 말씀을 주의를 기울일 필요성을 느낀다.


오랫동안의 수련 경험에서 나오는 말씀인데 한마디 한마디를 새겨들을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지나고 보니 예전에 행공을 할 때에 나도 모르게 몸이 힘이 들어가고, 그렇게 억지로 힘을 줘서 행공을 하고 준비운동을 했으니 더 힘들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는 복용하고 있는 약을 6개월전 보다 1/2로 줄였는데 컨디션은 6개월전보다 더 좋아졌고 몸이 한결 편안해졌다.


앞으로 6개월 동안 열심히 수련하면 지금보다 더 좋아진 나의 몸을 상상하니 기분이 좋아지고 기대가 된다.



마음의 변화 또한 6개월 전과 비교하면 많은 변화가 있었다.


수련을 시작하면서 “아침마다 거울을 보고 웃기” 숙제를 받았다.


머리로는 원장님께서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가 되고, 또 실생활에 적용해 보기도 하지만 자주 놓치는 부분이다.


어느 날 원장님께서 “건강에 문제가 있어 국선도를 접하게 된것을 감사하게 생각하세요!” 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당시에는 그다지 마음에 다가오지 않았다.


그때 나의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신체적 고통을 줄이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였다.


방법론이 중요하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세요!” 라던지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세요!” 라는 말씀들은 흘려 듣기 만 했고 나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수련을 마치고 돌아서는데 원장님께서 예전에 말씀하셨던 “건강에 문제가 있어서 국선도 수련을 접하게 되고 수련 할 수 있는 것을 행운으로 생각하고 감사하게 생각하세요!”라고 말씀 하셨다.


그런데 그날은 이상하게 그 말씀이 마음에 와 닿는 것이다.


집에 돌아오는 차안에서도 그 말씀이 계속 마음에 닿으며, 갑자기 행복 해 지는 것 같았다.


양미간이 쫙 펴지는 느낌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배시시 흘러나왔다.


몸도 훨씬 가벼워 지는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상쾌함 이었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몸에 이런 변화가 오는구나 생각하니 원장님과 현사님께서 말씀하신 감사하는 마음의 중요성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 후로 수련시간에 현사님께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씀을 들으면 마음으로 이해가 되고 감사하는 마음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행공하면서도 좌사하면서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일상생활에서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나에게 얼마나 많은 것들이 있고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일인지 생각하고 느끼려고 노력했다.


삶이 감사함으로 충만하면 사랑하는 마음도 저절로 생길 것이고 행복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감사하는 마음은 쉽게 생기는 것이 아닌것 같다.


나도 모르게 감사하는 마음보다 욕심이 생기고, 시기심이 생기고, 질투가 생기고, 미움이 싹트고 있다.


원장님이 말씀 하셨듯이 세상 모든 것의 옳고 그름의 잣대가 내가 중심이 되어서 판단한다.


현실을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보지 못하고, 내가 좋으면 옳은 것이고, 내가 나쁘다고 생각하면 그른 것이 되버린다.


내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들 때문에 마음 상하고 상처 입는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 중에도 나의 마음속에 있는 이기심과 타협하여 정당화시켜 버리고 행동에 옮기지 않는다.(征行) - 그래야 마음이 조금 편해 지니...


선한 마음보다는 부정적인 마음이 더 강하고 자극적으로 마음을 흔든다.


몸도 힘들어지고, 머리도 무거워 진다.


왜 이렇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힘든지 .....


예전에 사업을 처음 시작 할때 나의 재정상태는 엉망이었다.


그때 나의 소망은 “빚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였다.


채무를 다 해결하고 순자산 현금 1억만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빚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히 지낸 날이 없었다.


조금만 어려운 일이 생겨도 신경이 곤두서며 혹시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너무 힘들고 괴로웠다.


그때 나의 소망은 “빚이 업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였다.


하지만 예전보다 상황이 좋아진 지금 그런 생각은 추억으로 사라지고 또 다른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 때문에 힘에 버거워 한다.


감사하는 마음이 자리를 잡으려 하면 어느새 욕심이란 놈이 그 자리를 밀쳐 내곤 한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발전이 있으려면 이런 욕심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욕심이 지나쳐 그것에 휘둘리게 되면 평정심을 잃고 몸과 마음이 힘들어 지는 것 같다.


중심이 흔들리지 않고 적당한 욕심을 내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은데 그것이 쉽지 않다.


예전에 법정스님의 “무소유”라는 책을 읽으면서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내가 그런 훌륭한 어른을 닮지는 못해도 그분이 책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전하려는 메시지의 일부분이라도 나의 삶에 적용 하는 것조차 힘들다.


내 마음인데 왜 내 맘대로 하지 못하는 것일까?


감사하는 마음만 생기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고 삶이 행복할텐데 그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것이 왜 이렇게 힘든지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다.


KBS에 “동행”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 사회의 어렵고 그늘진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방영하는 다큐멘타리인데 자주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다.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자 일부러라도 시청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한 이들의 사는 모습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내가 얼마나 많은 것 을 가지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더욱 나를 부끄럽게 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볼때와 작은 것에 기뻐하고 감사하는 모습을 볼때면 나 자신이 창피하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많은 것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감사할줄 모르는 내가 이해되지 않기도 하다.


아무튼 나는 요즘 “감사하는 마음”이라는 것 때문에 생각이 많고 고민이 많다.


“감사하는 마음” 으로 고민한다는 것이 우습기도 하고 억지 같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심각한 화두이다.


생각만 조금 바꾸면 주위에 감사해야 할 것들이 가득한데 그 생각을 돌리는 것을 어디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언제쯤이나 나의 마음에 변화가 올지 현재로서는 막막하다.


앞으로 6개월 후 아니 6년 후에는 이런 답답함이 조금씩 해결될 수 있을까?


나의 마음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뿌리를 튼튼하게 내려져 있으면 지금 현재 힘들어하는 것들이 모두 해결 될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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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2012-03-07 12:16:08
승단을 축하드립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면 감사한 마음이 일어납니다.
일상에서 감사함을 갖게되면 우리의 의식이 깨어나기 시작합니다.
항상 깨어서 감사와 기쁨을 키워나가시는 소중한 건곤과정이 되시길 바랍니다.
조진창 2012-03-07 14:18:44
김완태 도반님,아니 나의 사수님!
승단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더구나 건강도 계속 좋아진다니 더없이 반갑군요.항상 따스한 마음 주신것 감사드립니다. 같이 열심히 하여 목표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이번 금요일날 자축의 피자 한판 하실까요??
앞으로도 많은 사랑과 지도 부탁합니다.
정현사 2012-03-07 18:00:21
승단을 축하드립니다.
지금 수련 잘하고 계십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숨쉬고 있음을 감사해 보시고
주무시기전에 하루를 잠시 뒤돌아 보는 여유를 가져보시길 바랍니다.